▲지난 5월 연변대학교 종합청사에서 열린 한·중 청소년 친선평화백일장에서 열심히 글을 쓰고 있는 조선족 청소년.이현정
얼마 전 나는 중국 길림성의 연길을 다녀왔다. 2005년부터 해서 세 번째 방문이다. 해마다 한국과 중국 조선족 청소년들 간의 교류활동을 펼치고 있고, 나는 그 곳에서 여러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는 터라 조선족 청소년들과는 어느덧 미니 홈페이지 친구 사이가 되었다.
이번에 중국 연길 공항에 도착했을 때, 공항에 몇 명의 조선족 친구들이 마중 나와 있었다. 비행기가 1시간 넘게 연착하면서 2시간 넘게 공항에서 우리를 기다려주고 있었던 것이다. 9개월 만에 다시 만나는 것이라 무척 반가웠고, 2시간 넘게 기다리면서 우리를 환한 얼굴로 맞이해준 조선족 친구들에게 큰 고마움을 느꼈다. 이 중에 은옥(가명)이라는 연변대학교 학생을 떠올려본다.
"은옥아~ 너무 반가워."
"간사님 안녕하세요. 오신다는 얘길 듣고, 이렇게 나왔어요."
"은옥이는 고급중학교 때 모습하고 똑같은데 벌써 대학 2학년생이네."
"그런가요? 하하하"
은옥이는 연변대학교 조문학부를 다니는 학생이다. 나와는 2년 전 여름, 청소년 프로그램을 통해 만났고, 우리 단체와는 3년 전부터 인연이 닿았던 친구다. 3년 전에 단체에서 연변대학교와 공동으로 진행한 백일장 대회에서 상을 타고, 그 해 여름 한국 청소년과의 교류 프로그램에도 참여한 후, 3년 째 여름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해온 친구다.
원래 집이 심양이어서 연길과는 기차로 무려 11시간 이상을 달려야 하는 거리임에도 은옥이는 현재 연변대학교 조문학부를 다니고 있다. 중국은 가을 학기가 신학기인지라 2년 전 여름에 내가 은옥이를 처음 만났을 때는 연변대 조문학부 입학을 기다리는 입학생이었다.
"은옥아, 가을 신학기부터 연변대 조문학부에서 공부하지?"
"네."
"여기에서 거리가 꽤 멀텐데, 어떻게 연변대를 선택하게 되었어?"
"작년 봄에 백일장 대회, 그리고 여름에 한국 청소년들과의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면서 민족에 대해서 생각해 봤어요."
"아~ 그랬구나."
"대학에서 어떤 공부를 해야할 지 많이 방황했었는데 교류 프로그램들을 경험하면서 조선 문학을 공부해야겠다 싶어졌어요"
"그래. 그럼 은옥이는 언제부터 심양에 살았어?"
"정확하지는 않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 고향은 이 곳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