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일 오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한미FTA 협상타결 발표 기자회견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아 미무역대표부 부대표를 비롯한 한미 양측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번 미국산 수입쇠고기 갈비뼈 발견 보도 경위는 정부의 브리핑제도나 공직 사회의 정보 공개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민감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든, 고장난 보고체계 때문이었든 국민들에게 알려야 할 중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발로 뛴 기자의 '확인취재'에도 끝내 사실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농림부는 <서울신문>의 보도가 있자 30일 오전 10시경 부랴부랴 이같은 사실을 확인한 '보도자료'를 냈다.
궁금했다. 확인을 안 해준 것인지, 아니면 정말 몰라서였을까?
미국산 쇠고기 검역을 맡고 있는 농림부 축산국 가축방역과 과장과 계장은 '회의중'이었다. 담당 주무관에게 물었다.
"25일 들어왔다고 하는데 갈비뼈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언제죠?"
"계장님이나 과장님한테 물으십시오."
"두 분이 회의 중이어서 그런데 실무자로서 언제 확인됐는가 정도는 알려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답변드릴 수는 없습니다. 계장님이나 과장님한테 물어 보십시오."
'철벽'이다.
[2차시도-담당 과장] "알지 못했어요, 끊어요"
1시간 정도 후에 담당 과장과 통화가 됐다.
<오마이뉴스>에서 미디어 관련 기사를 쓰고 있다고 소개하고, 언제 확인했는지를 물으려 했다. 그러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담당 과장은 "보도자료를 보내줄 테니 보시면 된다"는 말로 대신했다.
"보도자료 내용은 파악을 했습니다. 보도자료에 나와있지 않은 점이 궁금해서 전화를 드린 건데, 언제 이런 사실을 확인하셨는지요?"
왜 묻는가 싶은 모양이었다. "<서울신문> 이영표 기자가 어제 밤 사실 확인을 요청했는데, 모른다고 하셨다면서요, 그게 이해가 되지 않아서 묻는 것"이라고 보충 설명을 했다.
"그렇잖아도 청와대에 경위서도 냈습니다. 알지 못했다니까요. 어제 밤늦게 국장하고 나한테 확인전화가 왔는데 몰랐어요."
"그렇다면 오늘 <서울신문> 보도를 보고…."
채 말이 끝나기도 전에 "끊어요" 하고 전화가 끊겼다.
[3차시도-홍보관리관] "글쎄요, 모르겠는데요, 오후쯤 돼야"
이제 어쩐다? 언론 창구인 홍보관리관실로 전화를 했다.
"보도 자료가 아직 홈페이지에 게시되지 않았던데요."
"담당자가 출장을 가서 오후가 되면 올라갈 것입니다."
"보도자료 내용은 대략 확인을 했는데, 궁금한 것은 이런 사실을 농림부에서 언제 확인을 했던 것인지 궁금해서 연락을 드렸는데요."
"글쎄요, 프로세스를 아시는 분이 안 계셔서 언제 확인이 됐는지는 모르겠는데요."
"그럼 언제쯤 확인을 할 수 있을까요?"
"오후쯤 돼야 할 것 같은데요."
왜 그것을 확인하려는지, 또 그간의 취재 경위를 설명해주고서도 똑같은 이야기들이 몇 차례 오갔다.
"잘 아시겠지만, 저도 기사를 써야 하는 입장이어서 무한정 기다릴 수만은 없고 언제쯤 알 수 있는지라도 확인을 해야 어떻게 할 것인지 정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글쎄, 오후쯤 돼야…."
[4차시도-언론 담당 사무관] "공무원 사정도 이해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