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앤더 시티>의 캐리와 한 핏줄 자매 홍영주tvn
이제 드라마 속 여주인공은 확실한 직업군을 가진 당당한 커리우먼이 대세다. 그저 순종적인 전업주부 혹은 가난하지만 씩씩한 캔디형은 설 자리가 없을 정도다. 그렇지만 한 가지 공통적인 문제가 있다. 이상하게도 직업이나 성격 등 무엇 하나 빠진 것이 없지만 연애와 사랑에는 숙맥이다.
그러한 여성은 먼 나라 미국에서 건너와, 어느덧 우리나라 여성들도 그들과 이복자매를 자청하고 나섰다. 그 중의 원조 언니는 <앨리 맥빌>앨리는 변호사지만 번번이 연인으로부터 이별을 통보받는다. 그리고 가장 유명한 언니 <섹스 앤더 시티>의 캐리는 칼럼니스트로 당당한 뉴요커지만 언제나 사랑에 갈증을 느낀다.
그리고 우리나라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순이 언니가 바통을 받아 전국적으로 널리 퍼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정점에 바로 케이블 채널 인기프로 <로맨스 헌터>가 있다. <로맨스 헌터>가 얼마 전 종영했다. 평균 시청률 1%. 케이블 채널이 시청률 1%를 넘기기 힘들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시청률이었다. 게다가 작품성에서도 인정을 받아 흥행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아 눈길을 끌고 있다.
캐리와 한 핏줄인 영주와 친구들
그런데 이들 여성이 등장하는 드라마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그것은 늘 언제나 마음속으로 독백하는 여성과 전혀 생각을 알 수 없는 욕정적인 남자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언제나 여성들은 사랑에 있어 자신의 감정을 중요시하고 남성들은 이중적인 태도를 취한다.
<로맨스 헌터>는 <섹스 앤더 시티>를 그대로 차용하면서 이런 문제들을 더욱더 극렬한 대립으로 승화했다. 우선 <섹스 앤더 시티>와 닮은꼴을 찾아본다면 바로 캐리와 <로맨스 헌터>의 영주(최정윤)의 비슷한 캐릭터 설정이다. 약간 엉뚱하면서도 덜렁거리는 성격부터 직업까지, 쌍둥이 자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섹스 앤더 시티>에서 캐리가 사랑과 섹스에 대한 칼럼을 썼다면 <로맨스 헌터>의 영주는 사랑과 섹스를 상담하는 로맨스 헌터다. 다만 다소 생소한 직업군을 사용했다는 점만 다를 뿐 그녀들은 한 핏줄이다.
그리고 역시나 그녀들에게 약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랑이다. 오히려 사랑과 섹스에 밀접한 직업을 가졌지만 정작 자신의 사랑과 섹스라이프는 신통치 않다. 이것뿐이 아니다. 캐리에게 미란다, 샬롯, 사만다가 있다면 영주에게는 절친한 친구와 직장 동료가 함께 한다. 그리고 그녀들은 늘 공통의 과제 '사랑과 섹스'를 두고 담론한다.
그렇지만 <로맨스 헌터>는 <섹스 앤더 시티>의 아류작으로 끝나지 않았다. 여성들의 살아가는 모습과 취미 등이 비슷한 주요 소재로, 번번이 사랑에 실패하면서도 또 다른 사랑을 꿈꾸고, 결혼에 갈증을 느끼는 모습은 공통적이지만 나름대로 한국적으로 해석해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