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친구에게 우리 집 옥상에 우담바라가 피었다 이야기하니 "어쩌자고 목사집에 우담바라가 피었냐? 사이비 목사 아니냐?"고 농을 던진다. 농은 농이고 우담바라 한 번 보러 올 터이니 잘 지키고 있으라고 한다.
"왜, 당신도 우담바라의 상서로운 기운을 받으려고?"
꽃이 아니면 어떠랴? 꽃이라고 하면 꽃이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풀잠자리알을 우리꽃 이야기에 당당하게 올린다. 아마 들꽃이야기에 최초로(?) 등장하는 곤충의 알로 기록이 되지 않을까?
우담바라를 처음 만나고 사흘이 지났다. 좋은 일이 생겼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글쎄 아직 그 기운을 받지 못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사흘, 평상시보다 좋지 않은 일들이 더 많이 생겼다. 더 좋은 일이 생기려는 복선인지는 모르겠지만 불가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그런지 상서로운 일은 생기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가만히 앉아서 상서로운 일이 생기길 바라는 심보가 복권당첨을 기다리는 마음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진짜로 상서로운 일이란 자기가 땀흘린 만큼의 결실을 얻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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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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