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도 선착장 "출발을 서두르고 있습니다."조도춘
개도 찾아 가는 길
23일은 여수소방서에서 섬마을 봉사활동을 떠나는 날이다. 며칠을 고심하여 준비한 행사라고 한다. 평소 업무가 봉사라 출발만 시키면 쉬운 일인데 출발선에 정렬을 시키기가 어렵다고 한다.
할머니 할아버지 등 홀로 사는 독거노인 봉사활동이라 그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특별한 선물 등 이것 저것 꼼꼼히 챙기는 게 어려운 일이란다. 그러나 봉사정신에 길들여진 그들이기에 시나리오는 굳이 필요가 없다고 한다.
바다로 둘러싸인 섬마을은 가고 싶으면 언제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하루 세 번 여수여객선 터미널에서 운행하는 배가 섬마을로 들어간다. 높은 파도라도 치면 하루 세 번 통하는 뱃길마저 끊겨 고립 아닌 고립이 되는 섬이다.
거센 바람과 높은 파도를 이기며 굳세게 살아온 섬사람들. 저출산에 젊은 사람들마저 좀 더 나은 생활을 위해 섬을 떠난 그곳엔 할머니 할아버지만 남았다. 평생을 그 곳을 가꾸고 살아온 삶의 터전이기에 떠나고 싶어도 쉽게 떠날 수 있는 곳이 아니란다.
고령화 시대를 들어선 지금, 개도에도 고령화는 예외가 아니다. 월앙, 신흥, 화산, 여서, 모전, 아령마을 등 6개 마을로 거주인구 800여 명 중 300여명이 예순 살 넘는다고 한다. 벌써 초고령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노인성 질환으로 불편해 하시는 그들에게 개도 중앙교회 박성화 목사가 운영하는 노인대학이 노후의 무료와 외로움을 달래주고 있다.
매주 수요일이면 열리는 노인대학에서 노래교실, 춤 교실, 야생화교실, 종이접기 등은 이들에게 노년의 무료함을 달래주는 유일한 활력소란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하는 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