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 우리가족에게는 상당히 소중하고 기억에 남을만한 특별한 '기념일'입니다.이인배
저녁을 먹은 후에 대학로를 조금 거닐다가 처가로 향했습니다. 이날 오후에 종로에서 종교계 행사(석가탄신일 기념)로 혼잡하다는 라디오 방송으로 한성대 방향으로 우회하였기 때문에 특별히 길이 막히는 곳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처가에 아기를 맡겨두고 차를 몰고 집으로 향하다가, 잠시 한강 고수부지에 들러 오랜만에 단 둘이서 강변을 거닐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고수부지에는 수많은 가족들과 연인들이 주일의 오후를 마음껏 즐기고 있었습니다.
"참 오랜만에 이렇게 둘이서 산책하는 구나…."
아내의 말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이제 결혼한 지 2년 밖에 안 되었지만, 서로 일에 바빠 여유를 가지고 이렇게 강변을 거니는 시간을 만드는 것도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가능한 일이 되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처음 만난 날 기억나? 신랑 모습은 절대로 잊을 수가 없어."
"응…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내 모습이야. 왜 그때는 그렇게 어리버리했을까?"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고개만 숙이고 가끔 얼굴을 훔쳐보던 첫 만남의 자리. 그렇게 만나서 처음 손을 잡은 날, 하마터면 심장마비 걸리는 줄 알았던 때. 그렇게 처음 만나 차츰 서로에게 길들여지던 짧은 연애 시절.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든 그 날(2004년 5월 20일)은 내 인생에 있어서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기념일로 오랫동안 간직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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