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심정도길
대웅전 감상의 최고는 정문의 꽃살 창문이다. 연꽃, 국화꽃, 해바라기꽃으로 장식한 문살의 문양이 하나의 꽃밭을 이루고 있는 느낌이다.
수 백년 간 비바람과 눈보라를 맞은 탓인지, 지금은 화려한 색깔의 채색을 볼 수 없는 것이 아쉽다 생각할 수 있으련만, 오히려 채색 없는 나무의 결이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아 있는 것이 좋다는 느낌이다. 살며시 만져보니 촉감이 참 좋다.
부처님 공양 중 가장 으뜸이 등(燈) 공양이고, 다음으로 꽃 공양이라고 한다. 새삼 수 백년 전의 그 목수가 생각난다. 얼마나 엄청난 공을 들였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꽃문양 하나하나를 새겨 넣을 때마다 부처님을 생각한 그 불심(佛心)의 깊이를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아마, 지금은 또 다른 부처가 되어 이 절을 지키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주차장 주변으로 몇 그루의 단풍나무가 있다. 그런데 붉은 나팔 모양을 한 꽃잎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처음으로 보는 꽃잎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채 채석강을 만나러 떠나야만 했다.
들녘에는 마늘밭과 보리밭이 풍요로움을 더해준다. 저 멀리 희미한 운무 속에서 불어오는 갯내음을 맡으면서 고향 바닷가의 그리운 모습이 오버랩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