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청소년축제-벽돌 한 장을 뛰어 넘는 일이 쉽지 않은 듯 몇 번의 실패 끝에 성공하여 하늘을 날고 있는 아이.안준철
고등학교 시절, 나는 되지도 않은 문학나부랭이를 한다고 밤거리를 자주 배회하곤 했었다. 시상이 떠오르거나 떠오르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의 이유로 말이다. 그때 자주 부르던 노래가 있었다. 나는 그 노래의 첫 소절만을 반복해서 불러대곤 했었다. 이유는? 그 노래가 영어로 된 노래였고, 첫 소절밖에는 가사를 알지 못한 탓이었다.
What is a youth? Impetuous fire
(젊음이란 무엇인가? 한 순간의 불)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제곡 '캐퓰렛가의 축제' 첫 소절이다. 당시 나와 동갑내기인 로미오는 첫눈에 반해버린 로잘린이라는 한 여성을 만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원수 집안의 잔치에 잠입해 들어갔다가 줄리엣을 만나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그들이 가면을 쓰고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대사를 읊어대며 술래잡기를 하는 동안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한 미소년이 무대로 나와 이 노래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