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아 밴드 공연 후 대다수 관객이 빠져나간 공연장에서 연주 준비를 하는 밴드 '왓'의 전직 야구선수 이상훈씨김태경
다음은 관객들의 덜 성숙된 관람 문화다. 이 날 공연에는 블랙홀과 같은 많이 알려진 밴드도 있었지만 대중에게 잘 알려진 박정아 밴드의 공연이 하이라이트에 가까웠다. 5번째 나왔던 그들의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은 썰물빠지듯 공연장을 빠져나갔다. 여러 밴드가 차례로 공연을 하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밴드의 공연 순서가 끝난 뒤에 자리를 비우는 것은 어느정도 예상되었던 점이지만, 정도가 심했다.
더군다나 지정 좌석이 아니라 스탠딩 공연이었던 만큼 많은 관객이 빠져나간 뒤의 앞쪽 일부 관객들만 남아있는 공연장의 모습은 공허함 그 자체였다. 평일보다 빨리 끊기는 주말의 대중교통과 너무 길어진 공연시간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그리고 공연의 시작부터 양쪽 벽면에서 앉은채로 화면으로만 공연을 지켜보던 관객들의 행동도 아쉽다. 스탠딩 공연이고 장시간 공연이기에 앉아쉬는 것을 나쁘다고 할수는 없지만, 처음 시작부터 계속해서 벽에 기댄자세로 화면만을 주시하는 그들의 자세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 나름의 즐기는 방법이겠지만, 공연장에 왔으면 그 곳에서 만들어진 즐기는 문화를 따르는 것이 옳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중간에 나왔던 어느 밴드가 예전에도 이런 좋은 기획의 공연들이 있었는데, 잘 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많이 찾아와달라는 말을 했다. 밴드도 더욱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이다.
밴드가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듯이 관객 또한 돈을 내고 공연장을 찾는 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밴드가 실력으로 관객들에게 보답해야 한다면, 관객들은 공연의 특색에 맞게 즐기는 것이 예의를 다 하는 것이다. 그것이 성숙된 관람문화가 아닐까 한다.
또한 기획도 그에 발 맞춰주어야 한다. 규칙이 지켜지며, 말끔하게 진행된 공연과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는 공연을 놓고 후에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전자 쪽에 드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공연의 시작과 안내는 관객과의 약속이다. 아무리 좋은 기획의 공연이라도 관객이 찾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관객의 발을 잡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약속을 지키는 자세가 중요하다. 어찌보면 사소한 이런 것들이 관객을 다시 찾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힘일런지도 모른다.
이런 성숙된 관람 문화와 잔실수없는 철처한 공연 기획이 함께 할 때, 우리 음악과 공연은 더욱 발전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관람객들의 발전된 관람 문화와 철저한 기획이 어울어진 성숙된 공연 문화를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너무 시간이 늦어져 저 역시도 끝까지 보지 못하고 중간에 나왔습니다. 이 점에서 부끄러운데요. 훌륭한 시도인 만큼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자랐던 점은 고쳐 더욱 발전해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글을 써 봅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