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타워팰리스, 싸우면 누가 이기지?

이륙 후 안전벨트 푼 주가... 사상최고치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등록 2007.05.14 09:54수정 2007.05.1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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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상승이 폭주 기관차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2006년 1월 1400p를 정복한 이후 1500p까지는 1년이 넘게 걸렸지만, 1500p에서 1600p까지는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만 걸렸을 뿐이다. 왜 이렇게 상승하고 있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말할 때 증시는 경기가 좋아야 상승세를 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느끼는 체감경기는 아직 멀었는데 주가 상승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중국인들, 집팔고 빚져가며 불나방처럼 객장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도 그렇고 중국은 더 가관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인들은 집 팔고, 보험 깨고, 카드빚을 져가며 불나방처럼 객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심지어 승려까지 변장해서 객장에 나타나고 있다. 중국 본토 증시 투자를 위해 현재까지 개설된 계좌만 9000만개. 중국 인구의 7%가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2006년 1월 1258p에서 2007년 5월 11일 4000p까지 221% 상승했다. 중국 정부에서 지준율과 금리를 인상하면서 광풍을 잡아보려고 하지만 통제 불능이다. 꼭 1980년 한국 증시를 보는 것 같다.

1985년 11월 150p의 한국증시는 1989년 4월 1003p까지 3년 4개월 동안 568%의 상승률을 보여주었다. 당시에도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증시는 상승세를 멈추지 않았으나, 올림픽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만 같던 증시는 급락세로 돌변했다.

그래서인지 중국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개미들이 이러한 것을 알고 몰려드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밖에서 보는 우리에게는 그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래서인지 몰라도 2009년까지 3년 동안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도 올림픽 전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미국, 모기지론 부실이 언제 있었더라?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의 부실이 언제 있었냐는 듯이 쏙 들어가 버렸고,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동결로 인플레이션 걱정이 사라지면서 제어할 수 있는 명분이 사라져버렸다.

주 후반에 미국 경기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매업체들의 실적이 안 좋게 나오면서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상승추세는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비관론을 유지해 왔던 다우이론의 신봉자 리처드 러셀도 비관론을 포기하고 강세장을 인정했다고 한다.

30개국의 증시가 신고가 갱신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이는 미국에 의존하는 세계 경제의 축이 유럽과 아시아로 옮겨지면서 견조한 성장을 하고 있고, 저금리와 달러 약세로 넘쳐나는 돈이 부동산 침체로 인해 갈 곳이 주식시장밖에 없는 데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한국, 단기 급상승에 여기저기 경고음

국내 증시도 세계 증시의 호조세가 동반 상승을 이끌고 있으며 그동안 경제의 한 축으로 힘들었던 내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예상을 넘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등이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단기 급상승에 따른 조정 경고음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이 중국의 긴축 정도인데 지금까지 증시 상승세를 이끈 것은 그동안 시장의 중심에 있던 IT주들이 아니고 조선·철강·화학·해운 등 중국 관련 기업들이었다. 중국 증시 과열에 따라 중국 정부에서 강하게 긴축한다면 이러한 기업들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지난 목요일 1600P를 훌쩍 넘기면서 그대로 치고 나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막판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지수를 1600P 밑으로 끌어내리면서 마감했다. 단순히 옵션 만기에 따른 프로그램 매도 물량의 출회로만 여기는 것보다는 그동안의 상승에 대한 부담을 표시했다고 생각해야 한다.

부동산에서 증시로... 개미들이 늘고 있다

중국에서도 개미들의 힘이 증시를 이끌고 있지만 국내 증시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하루 거래 대금에서 개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1월말 40.7%에서 52.8%로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그동안 부동산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던 돈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의 침체로 인해 증시를 기웃거리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 나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주가 상승으로 인해 2~4년이 지난 펀드의 자금을 차익 실현을 위해 빼고 있는 것이다.

환매 욕구를 느끼는 가운데 다른 한편으로는 직접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수익을 실현해서 완전한 내 돈으로 만들었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아 이번에는 직접 투자를 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결정했으면 한다.

1999년 3월 설정된 바이코리아 펀드의 수익률이 8년이 지난 지금 327%를 나타내고 있고 2001년에 설정된 미래에셋인디펜던스 주식형 펀드는 500%가 넘는 수익을 내고 있다. 펀드 평가업체인 제로인에 따르면, 3년 이상 유지된 국내 주식 성장형 펀드 151개 펀드의 3년간 기간 수익률은 90.86%로 조사되었다. 연간 30%의 높은 수익이다.

버블의 불안감이 있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주식의 상승은 기쁘기만 하다. 지난 주말 약간 쉬어가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그러나 그 조정이 힘들게 하는 조정은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금요일 낙폭이 커서 시작했지만, 장 후반으로 갈수록 지수의 견조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1600P를 탈환하는 모습이 쉽게 증시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동안 시장을 주도했던 조선·해운·철강주들은 너무 상승해 따라가기에는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조정이 좋은 매수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주에 대한 부담감이 극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주들의 약진도 두드러지고 있다. 머리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작지만 좋은 주식들이 허리를 강하게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어떨까

그럼 그동안 상승장에서 소외된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IT주들의 매수는 어떨까?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1조1800억원이었지만 2분기 실적은 그렇게 기대하지 못하고 있다. 1분기 실적보다 오히려 못하는 최악의 수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상승하지 못한 서러움에서 벗어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아직 계기가 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서서히 매수할 수 있는 타이밍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조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그렇게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대세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가전제품과 가구·자동차 등의 내구재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정말 내수가 살아나고 있는 것인지는 이번 주에 발표되는 무역지수와 교역조건동향(한국은행, 15일), 4월 고용지표(통계청, 16일), 4월 유통업체 매출 동향(산업자원부, 16일)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가 힘을 쓰고 있지 못하다고 해서 삼성전자와 타워팰리스의 싸움이 타워팰리스의 승리라고 할 수는 없다. 단순히 둘만의 싸움이 아니라 주식과 부동산이라는 투자수단의 싸움이다.

싸움 결과를 10년 이후에 보고 싶었지만 그 시기가 좀 더 빨리 올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삼성전자나 타워팰리스가 한 집안인 것이 아이러니하다. 이건희 회장이 어느 아들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 궁금하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이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신다고 해도 대세의 흐름을 바꾸기는 힘들 것 같다.

비행기가 이룩할 때까지는 기체가 흔들리고 안전벨트를 꼭 매고 있어야 하지만, 적정비행고도에 들어서게 되면 안전벨트를 풀고 화장실을 갈 수 있다. 간혹 이상기류로 인해 기체로 인해 벨트를 묶고 기체가 흔들릴 수 있지만 잠시 후면 벨트를 또 풀 수 있는 비행은 계속된다. 지금 주식시장은 적정 고도 안전비행 중이다.
#주가 #상승세 #16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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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회사에 다니고 있으며 PB로써 고객자산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사내 증권방송 앵커 및 증권방송 다수 출연하였으며 주식을 비롯 채권 수익증권 해외금융상품 기업M&A IPO 등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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