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회원들이 한나라당 현판에 갈색 페인트 스프레이를 칠해 놓았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자신들을 한나라당 평당원이라고 밝힌 이들이 당사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당사 현관 앞 계단에서 "강 대표가 마련한 중재안은 무효""당원 1표, 여론 2표는 국민 기만 사기 정치""강 대표의 중재안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어떤 이는 "강재섭·이명박·이재오 3자 야합 꼼수 정치, 중재안 철회하라"고 적힌 팻말을 들었다.
그래도 이때까지 시위는 평화로웠다. 그러나 오전 11시가 넘어가자 시위대 사이에서 흥분어린 구호가 터져나왔다.
"강재섭은 나와서 무릎 꿇어라!"
이어 "이 전 시장은 한나라당의 원칙을 깰 거면 노무현의 품으로 가라" "이 전 시장이나 이재오 의원은 순 빨갱이!"라는 원색적인 색깔론도 등장했다.
장면 #2. 불어난 시위대, 산산조각 난 현관
점점 긴장이 고조됐다. 시위 참가자들은 "당사 안으로 들어가자!"고 외쳤다. 오전 11시 30분께 이들은 당사 진입을 시도했다. 당사 현관 안쪽에는 무장을 하지 않은 경찰 경비대 20여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경찰은 재빨리 현관문을 닫으며 유리로 된 현관문을 봉쇄했다. 시위대는 "XX놈들아 비켜!" "강재섭 나오라고 그래!"라며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들은 "다친다, 뒤로 물러서라"고 외쳤지만 흥분한 시위대가 이 경고를 들을 리 만무했다. 결국 유리문 하나가 완전히 부서졌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1명과 경찰 3명이 얼굴 등을 다쳤다. 이들의 얼굴에서 붉은 피가 흘렀다.
대치상황은 경찰이 대원 300여명을 추가로 당사에 배치하면서 종료됐다. 그러나 시위대는 해산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어버이연합' 소속 회원 50여명이 버스를 타고 합세해 시위대는 150여명으로 불어났다.
이강성(74) 대한민국 어버이연합회장은 이 단체를 "주로 서울 종묘공원에 모이는 노인들 800여명으로 구성돼있다"고 소개했다.
이 회장은 "강재섭 대표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하는데 한 쪽(이명박 측)에 치우쳐 당이 와해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우리는 제2의 6·25참전용사가 된 마음으로 오늘 한나라당을 찾아왔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대부분 70, 80세인 이들이 합세하면서 한나라당을 향한 비방은 더욱 거칠어졌다. 서울 동대문에서 왔다는 이아무개(72) 할아버지는 "강재섭 대표와 이재오 의원은 이쪽으로 나와 자결하라"고 외쳤다. 참가자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장면 #3. 갇힌 당직자들 "점심 먹으러도 못나가고" - 시위대는 '삼각김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