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종합운동장역에서 출발전 모습김선태
2007년 5월 9일 재경순천사범총동창회에서 야유회를 가는 날이었다. 서울에서 9시 정각 출발이었지만, 길을 잘못 들어 다른 역에서 내린 동문이 있어서 조금 기다리다가 9시 13분 출발을 하였다. 서울역 대우센터 앞에서 출발하는 1호차에는 8, 12회 동문들이 탑승을 하였고, 잠실 종합운동장역 앞에서 출발하는 2호에는 11, 13, 16회가, 3호차에는 4, 6, 7, 14, 15회가 승차하였다.
서해 대교를 건너 행당도 휴게소에서 1, 2, 3호차가 만나서 서로 인사도 나누고 잠시 쉬었다가 출발을 하게 되었다. 가는 동안에 간단한 행사 관계 소개 외 동문 활성화를 위한 안내, 그리고 인터넷에서 싸이월드의 동문방을 잘 이용하자는 안내가 있었다.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하려는 우중충한 날씨 속에 목적지인 안면도에 도착을 하여서 점심 식사를 하게 되었다.
점심을 먹으면서 술이 제공 되었다. 맥주와 소주가 있었지만, 대부분 맥주로 건배를 하고 점심을 먹었다. 갑작스럽게 많은 손님을 받은 식당은 정신없이 돌아가서 반찬이나 주문들이 제때 도착하지 않는 등 약간 부족함이 있었지만 그런대로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 여자 회원들에게 사이다를 따주고 나서 보니, 술병들 사이에 매실주 설중매 병이 보인다. 다른 상에도 모두 놓여 있어서 나는 "어어? 언제 설중매도 가져다 놓았었네? 우리 그걸 한 잔 할까?" 하였지만 술을 마실 사람이 없었다.
"아니 설중매를 사다 놓았으면 저것으로 먹을걸 그랬지?" 했더니 여자 회원들이 "그럼 가지고 가서 마시지 뭐?" 이렇게 하여 마시지도 않은 채 놓여 있는 그 설중매 술병을 가져가기로 하였다.
누군가 가방에 넣어 온 술병은 버스에 오르자 남자 회원들에게 넘겨져서 채규주 회원 의자 보관대에 넣어졌다. 일단 안면도 꽃박람회장과 휴양림의 산림욕장으로 향한 우리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속에서 오늘 회원들에게 주어진 우산을 쓰고, 꽃 박람회장을 한바퀴 돌기로 하였다.
입장을 하여서 산등성이를 오르는데 맨 먼저 눈에 뜨는 것은 '금송'이라는 나무였다. 우리나라 곳곳에 심어진 '금송'을 보면 참 정신없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늘 이야기하지만 고쳐지지 않고 있다. 이 금송이라는 나무는 일본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나무로 일본의 왕실을 상징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오죽하면 새해에 신사 참배를 할 때에 이 금송 가지(아주 작은 한두 마디씩 자른 것)를 가져다 바치면 한 해 동안 큰 복을 받을만한 큰 공을 들인 것으로 여길 만큼 중시하는 나무이다. 그런데 이 금송을 우리나라 공공기관이나 명승지, 절간 등에서 쉽게 보면 나는 꼭 이 나무의 내력을 이야기 해주면서 자리를 옮기도록 종용을 해주고 있다. 청남대에서, 월정사에서, 그리고 국립민속박물관에서도 이렇게 주장을 하였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돌아서 전망대에 갔지만, 비가 내리면서 잔뜩 찌푸린 날씨는 안개처럼 시야를 가려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안면도 휴양림의
전망대에 올랐건만,
비 오고 안개 끼어
시야는 가려지고
보이는 것은
오직 안개뿐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