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달리고 바람개비는 돌고제정길
아침을 깨우는 것은 언제나 태양이다. 사막 한가운데서 솟아오르는 태양은 붉고 화난 얼굴로 늦잠 자는 방랑객을 추적하여 그를 다시 방랑의 길에 들어서게 몰아붙인다. 식당에서 빵 한점 커피 한잔으로 아침을 때우고 다시 길에 오르니 오전10시30분. 애마는 숨가쁜 표정도 없이 다시 천리길을 내닫는다.
그랜드캐니언 사우스 림(Grand Canyon South Rim)까지 남은 여정은 200km. 황량한 벌판에 길은 외줄기. 편도 1차선이거나 2차선. 매끄럽지 못한 도로 위를 차는 미끄러지듯 달린다.
낮 12시30분에 목적지인 그랜드캐니언 사우스 림 매스윅 로지(Maswik Lodge)에 도착하였다. 새크라멘토를 떠난 지 하루하고 반나절, 도로 위에서 보낸 시간만도 13시간에 가까웠다. 차로 움직이기에는 다소 긴 거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