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고기념관 전경최종명
비가 점점 굵어지더니 카메라와 캠코더, 그리고 몸까지 적신다. 일단 담 밑으로 피하고 잠시 있으니 비가 멈추는 기색이다. 빨리 내려가는 게 좋겠다 싶어 내려가다가 비도 피할 겸해서 잠시 영성민속관을 들렀다.
농사 짓고 살고 고기 잡고 사는 모습이 우리와 많이 닮아있는 느낌이다. 달콤하지는 않지만 담백한 맛을 주는 것이 역시 민속을 담은 박물관이지 않을까 싶다. 눈요기가 꽤 괜찮았는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출구를 나서니 관광객이 거의 없다. 호텔까지 가려면 꽤 멀다. 관리사무실에 가서 부탁하니 차에 태워서 호텔까지 데려다 준다. 취재진이니 편하다. 애써 편리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도 늦었고 행사 만찬에 참여하려면 씻기도 해야 하거니와 휴대폰을 비롯해서 배터리 밥 달라는 녀석들이 많다.
오후6시 무렵 한국에서 온 손님들이 도착했다. 짐 무게 때문에 옷을 거의 가져오지 않아 티셔츠 하나를 팔아달라고 푸우위엔(服务员)에게 이야기하는 사이에 내 방에도 한 친구가 들어왔다.
2인 1실에 찾아온 친구는 헤럴드경제의 하 기자였다. 젊은 친구가 인상도 좋고 기자답지 않게 얌전해서 좋았다. 이틀 밤을 같이 보내기에 아주 편한 심성을 지닌 듯해서 마음이 편했다.
저녁 만찬은 양국 모두 100여명 정도나 되는 제법 큰 규모였다. 이 행사에 국회의원들이 왜 왔는지 다소 의아해 하면서 KBS, SBS 등 방송취재팀들과 한 테이블에서 맛 있는 저녁을 즐겼다. 1인당 100위엔이니 그럭저럭 좋은 음식들이 많다. 게다가 해산물의 천국인 룽청이니 즐거운 비명이 아닐 수 없다.
저녁을 먹고 김태송씨와 통역으로 온 구 선생(영성외국인학교 교사)과 간단히 맥주를 마시러 호텔 밖으로 갔다. 구 선생은 한족 학교를 다녀 우리 말을 못했는데 서울 세종대학교에서 5년 동안 유학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독특한 조선족 발음이 아닌 서울말씨에 가깝다고 느껴졌다. 맥주 집에서 김태송씨와 친분이 있는 화동페리호 기관장과 합석했다. 새로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오늘은 좋은 사람들과 참 많이 만났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http://blog.daum.net/youyue/10218886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중국발품취재를 통해 중국전문기자및 작가로 활동하며 중국 역사문화, 한류 및 중국대중문화 등 취재. 블로그 <13억과의 대화> 운영, 중국문화 입문서 『13억 인과의 대화』 (2014.7), 중국민중의 항쟁기록 『민,란』 (2015.11) 출간!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