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과 청년연대 관계 밝혀라"

'청년연대 총학생회연합' 발족식 놓고 마찰

등록 2007.05.09 21:04수정 2007.05.11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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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생이 청년연대연합 발족식이 학생들의 의견과 무관한 것이라며 행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한 학생이 청년연대연합 발족식이 학생들의 의견과 무관한 것이라며 행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심규상
청년연대 대전충남지역 총학생회연합 발족식을 놓고 학생들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대전충남 지역 13개 대학 총학생회장들은 9일 오후 4시 30분 경 고려대 서창 캠퍼스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강연회에 앞서 청년연대 대전충남지역 총학생회연합(이하 청년연대 연합) 발족식을 개최했다.

하지만 고려대 서창캠퍼스 동아리연합회 등 단체들은 발족식이 사전 논의없이 독단적으로 추진됐다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이 대학 동아리연합회 등은 "지난 7일 열린 학생 중앙운영위원회에서는 이명박 전 시장 강연회 개최건만이 논의됐다"며 "그런데 갑자기 8일 학내에 부착된 포스터에서는 청년연대 발족식 내용이 들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청년연대의 정체와 이명박 전시장의 강연의 진의에 의구심이 분분한 것이 사실"이라며 "뉴라이트, 자유주의 연대와 연관이 돼 있고 이 전시장의 지지 기반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 처럼 특정 정치세력의 장이 되는 발대식이 학생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열리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총학생회가 청년연대의 발대식 사실을 감추다 뒤늦게 이 전시장의 강연회와 연계해 행사를 연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총학생회와 청년연대의 관계를 해명하고 이 전시장의 강연회를 연 취지와 의도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 학교 학생 50여명은 발족식이 열리는 행사장에서 학생 중앙운영위원회 간부들도 모르는 단체 결성을 중단하라며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주최측과 한 때 고성이 오가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고려대서창캠퍼스 총학생회장은 "할 말이 있으면 정식 절차를 밟아 개진하고 이 자리에서 빨리 나가 달라"며 발족식을 강행했다.

"새로운 운동의 시작"- "독단적, 음모적 결성이 새로운 운동?"


대전충남지역 13개 총학생회장단이 청년연대연합 발족을 선언하고 있다.
대전충남지역 13개 총학생회장단이 청년연대연합 발족을 선언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심규상
청년연대 연합측은 이날 발족선언문에 준하는 활동 기조문을 통해 "지금의 학생 청년운동은 과거 시대의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늪에 빠져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늘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움직을 위해 '청년연대'라는 작은 집을 지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이를 통해 봉사를 실천하고 급진적이고 맹목적인 혁신이 아닌 합리적 혁신을 추구하며 자긍심을 확보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 땅의 국민들이 VIP로 대접 받을 수 있도록 당당한 대한민국을 창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전 시장도 청년연대 연합 발족에 남다른 관심과 의미를 부여했다.

이 전시장은 이날 강연에서 "오늘 대전충남 청년연대 발족을 축하한다"며 "지금은 새로운 학생운동의 물결이 필요할 때이고 대전충남 청년연대의 발족은 역사 흐름에 맞는 새로운 운동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연 말미에서도 "청년연대가 21세기 세계 조류에 걸맞는 청년운동이 됐으면 한다"며 "지정학적으로도 충청권 대학들이 연대를 만들어 매우 의미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고려대 서창캠퍼스 인문대학생회 김성국 사무국장은 "총학생회는 학교 학생 전체를 위한 학생회이지 학생회 간부들만의 학생회가 아니다"며 "이 전 시장이 독단적이고 음모적으로 결성한 청년연대를 새로운 운동의 시작이라고 극찬한데 대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청년연대 연합 발대식에는 순천향대, 배재대, 호서대, 나사렛대, 남서울대, 대전대, 목원대, 백석대, 선문대, 중부대, 한서대, 홍익대(조치원) 총학생회 등이 참여했다.

이명박 "운하건설은 대기오염 줄이는 일"

▲ 이명박 전 서울시장
ⓒ심규상

이명박 전시장은 9일 오후 5시 30분 고려대 서청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가진 강연을 통해 "대통령이 자기 당하고 싸우는 일은 처음 본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러니까 나라가 힘들고 미래가 어두워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역대 대통령들이 아는 것도 많은 것 같고 말도 잘하고 로드맵도 잘 만드는 것 같다"며 "그러나 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이같은 언급은 "실행력이 없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한미 FTA타결과 관련해서는 "반대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세계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방을 통해 한국의 쇠고기와 낙농업은 세계적 경쟁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한다"며 "농업을 기업화시키고 농업 정책을 다시 바꿔 세계와 경쟁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일 국교정상화 시절 굴욕외교를 지적하다 군사재판에서 국가내란 선동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며 "그때 한일간에 완벽한 역사적 판단을 내렸더라면 더 원활하고 좋은 관계로 발전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경제성장 7%대를 이루면 10년안에 국민소득 4만불 시대가 가능하고 세계 7대 경제강국이 될 수 있다"며 "리더십을 발휘하는 지도자를 만나면 대한민국 7( 7%대 성장)-4(4만불)-7(7대 경제강국)을 이루는 문제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운하 구상과 관련 "강을 파는 것이 아니라 강과 강을 연결하는 것으로 환경 파괴와 관계가 없고 매우 친환경적인 것"이라며 "운하건설은 새로운 국운을 융성시키는 21세기 사업이면서 인간 상상력을 현실화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운하를 만드는 것은 화물트럭에서 내뿜는 배기가스와 대기오염을 줄이는 일"이라며 "교토의정서에 따른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운하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운하건설을 위해 10년, 20년을 연구해 왔는데 반대하는 정치인들은 10분도 연구하지 않고 반대한다"며 "억울하지만 참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명박 #청년연대 #뉴라이트 #대전충남 #총학생회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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