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진앙지

시의 진앙지는 시인의 가슴이다

등록 2007.05.09 14:06수정 2007.05.0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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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문학회. 5월 이달의 시인  이문재 행사.
화요문학회. 5월 이달의 시인 이문재 행사.문해
시를 노래하면 진동이 인다. 인간을 울리는 시의 진앙지는 시인의 가슴이다.

화요 문학회 '5월의 초청시인 이문재'는 천리길을 달려왔다. 청소년 수련관 대강당에 시를 접하기 위해 200여명이 운집했다. 모두가 하나 같이 가슴을 열어 젖히고 시를 기다린다.


도심의 등줄기 골수속으로 흐르는 맑은 남강에 시인은 맨발을 담근다. 지척 시야에 잡히는 뭇 산들의 초록에 파묻혀 “도심이 아니다. 자연 속에 사시는 여러분은 축복받은 것입니다”라고 한다. 광대한 도시 서울에서 느림의 미학을 찾지 못해 강원도 산골을 스며드는 시인의 갈증이 해소된다. 천리 길 달려온 시인의 피로가 풀린다.

시인은 '농담'과 함께 왔다.

농 담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제목이 농담이다. 시는 농담이 아니다. 진실과 농담 사이 가닿지 못한다. 결코 건널 수 없는 미지의 공간이 생긴다. 때마침 화요문학회 회장(박노정 시인)이 단상에 오른다. 바로 눈앞에 하나, 저만치 또 하나, 다시 아득히 징검다리를 놓으며 빼어난 논평을 한다. 비로소 농담과 진실이 희미한 점으로 이여진다. 먼 훗날 징검다리를 건널 것이다.

이제 시인은 천리 길을 내달려온 말문을 연다. 준비된 자료를 뒤척인다. 목소리를 가다듬자 눈빛이 반짝인다. 200여명의 피끊는 젊음이 운집한 대강당 열기에 시인의 마음이 진동을 한다. 마침내 준비된 자료를 덮는다. 새로운 다짐을 한 것이다.

운집한 젊은 열정에서 미래를 보고 마음이 동한 시인은 “진주 발제”를 한다.
오래동안 고뇌하는 화두를 꺼낸다. 화두를 풀기위해 산책을 한다고 하는 순간 번민의 흔적이 드러난다.

이 시대를 대표해서라기보다 미래와 역할에 번민하고 고뇌한 떨림에 귀가 열린다.
시인은 가슴에 닿는 고뇌를 토로한다. 굳이 제목을 붙인다면 “이야기 시(詩)”다.

이미지에 이미지를 더한 80년대 서정시, 이제 그 긴 울림의 미세한 끝자락뿐, 더 이상 떨림이 없다는 고뇌의 본질을 말한다. 현대인들은 극한 스트레스를 노래와 영화, 술과 유흥으로 풀고 위안해야 하고, 위태한 순간의 연속을 되풀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학이 외면받는 현실의 책임을 쓰는 사람에게 묻는다. 이미지에 이미지를 이미지 하고 있다. 이는 현대인의 삶을 떠나 따로 “놀고 있다”로 들린다. 현대인의 힘겨운 스트레스를 외면한 이미지(서정시)의 한계라고 한다.

여기서 진주 발제의 본질 “이미지에서 메시지로 이동”, 미래의 교두부로 젊은이들에게 지향점을 제시한다. 시에서 삶이 사라진 걸 못내 안타까워한다. 새로운 미래를 번민하고, 역할을 고뇌하는 시인의 가슴에 진동이 인다. 삶을 이야기하는 시로 “다가 가자!”고 외친다. 피끊는 젊은 가슴에 하나의 뜨거운 화두를로 던진다. 울림은 주변을 잠재웠다. 오랜동안 “아!” 하는 침묵의 메아리는 하나의 시로 울린다.

시의 진앙지에서 직접 진동하는 울림을 듣고져 낭송을 청한다. 삶의 이야기가 풍기는 시를 접하면 삶이 느껴지는 것이고, 시를 노래하는 동안 삶의 이야기가 드러나는 시의 메시지가 있는 발제와 통하는 ‘이야기 시(詩)’를 펼친다.

“강원도 어느 깊숙한 산속에 비안개...” 3분 동안 한편의 이야기 시를 낭송한다.

가히 깨달은 이의 초연함이다. 시인의 가슴이 진동하자 우주의 영역으로 접어든다.
시와 공은 사라지고, 울림은 우주로 번진다. 인간의 육성이 아니다. 시인의 영혼이 진동한 울림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5월의 초청 시인의 메시지, 더 아파야 하는 시(詩)의 진앙지가 울린다.

덧붙이는 글 | 진주시 화요문학회. 5월 이달의 시인 이문재 행사.

덧붙이는 글 진주시 화요문학회. 5월 이달의 시인 이문재 행사.
#시 #문학 #메시지 #이문재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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