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점검결과 이상 없어도 화재 시 대표회의 무한책임
“이따위 소방점검 왜 받아야 하나” 입주민 분노
소방법에 의해 1년에 1회 이상 반드시 이행해야하는 아파트소방점검을 두고 입주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생명과 재산의 안전을 위한 제도시행 자체에는 이설이 있을 수 없으나 소방점검 및 소방공사를 통해 이상 없음을 확인했음에도 화재발생 시 경보기나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표회의가 방화관리 및 시설물관리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면 도대체 봉사단체에 불과한 대표회의의 책임한계가 어디까지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구 달서소방서는 최근 달서구 장기동의 ㅊ아파트(976세대) 입주자대표회의에 소방시설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 제9조 제1항을 위반했다며 1백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해 이 아파트 대표회의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사망화재사고 발생 시 전유부분의 스프링클러와 경보기가 작동되지 않은 만큼 시설물의 최종관리책임자인 입대의는 관리소홀 책임이 있다며 과태료부과의 이유를 밝히고 있으나 문제는 ㅊ아파트의 경우 소방법에 강제된 소방점검을 받은 후 지적사항에 대해 소방기관이 인정하는 업체로 하여금 보수공사를 시행하여 이상이 없다는 최종 ‘점검결과지적내역서’를 소방서에 제출했음은 물론 이후에도 점검확인된 설비에 의해 유지관리를 철저히 했다는데 있다. 소방당국관계자는 “자체점검의 성격상 점검과 공사의 적정성여부는 대표회의가 확인하고 관리해야할 무한책임이 있다”며 과태료부과는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ㅊ아파트 입대위회장 배모씨는 소방당국에 대해서 “법으로 강제해 점검을 하지 않을 경우 제재를 주면서 자체점검이라니 어불성설이고 소방점검업체들에 대한 자기들(소방당국)의 관리감독책임은 없고 소방에 관한 전문성도 없는 대표회의에 검증책임까지 묻는다면 도대체 이따위 소방점검은 왜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소방관계자는 업체들에 대한 관리감독여부를 묻는 질문에 “소방당국이 업체들의 점검과 공사의 적정성을 관리하려면 수천 명의 인력증원이 있어야 가능하고 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은 주택법상 대표회의가 수행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화재사고가 세대내의 침대에서 사망자의 담뱃불 실화로 발생(경찰추정)했으며 전유부분의 소방점검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항변에 대해서도 “어떠한 경우라 하더라도 시설물관리최종책임은 대표회의에 있다”며 잘라 말했다. 한편 화재사고 아파트에 관리소장으로 재직 중인 이명희씨(여)는 “그동안 동대표들과 관리직원들이 소방관리에 지나칠 만큼 철저를 기해왔는데 소방점검과 소방공사업체의 부실책임까지 떠안는 격이 되어 직원들 사기가 말이 아니다”고 전제하고 “이런 식이라면 아마도 전국의 모든 아파트대표회의와 방화관리자들은 잠재적인 범법자인 셈”이라며 소방당국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정창오 기자 jeongco@edup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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