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휴암! 쉬고 또 쉬라는 절 이름처럼 마음 한자락 걸치기에 딱 좋은 풍경입니다.임윤수
기도하는 마음, 뭔가를 갈구하는 사람들의 마음엔 경계도 한계도 없습니다. 때와 장소는 물론 대상도 가리지 않습니다. 효험이 있다고 하면 하늘 끝이라고 못갈 것도 없고, 열길 물속이라고 못 들어갈 일도 아닙니다. 깜깜한 밤에도 기도의 등불을 밝히고, 훤한 대낮에도 꺼진 촛불처럼 침묵의 기도를 올립니다.
사람들은 산에서도 기도하고, 물에서도 기도합니다. 허접스러워 보이는 서낭당에서도 기도하고, 장엄한 법당에서도 기도합니다. 장소가 다르고, 외양이 다르다고 사람들의 기도가 다른 것은 아닙니다. 모양과 방법, 순서와 양식은 다를지 몰라도 뭔가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기도는 간절하고도 애절합니다.
누구의 기도는 크고 누구의 기도는 적다는 이분법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다 소중하고 귀하며 순박합니다.
어떤 이의 기도는 손자 하나 점지해 달라는 칠성 기도고, 어떤 이의 기도는 병든 몸 거뜬하게 해달라는 간절한 간병 기도입니다. 어떤 이의 기도는 아들딸 출세하게 해 달라는 기도고, 어떤 이의 기도는 집안을 넉넉하게 해 달라며 올리는 부의 기원입니다. 정월기도에는 일 년 내내 집안을 평화롭게 해달라는 안택의 기도가 담겨 있고, 가을 기도에는 시험 잘 보게 해 달라는 합격의 염원이 기도에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