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막섬의 일몰...이현숙
여객선이 시동을 걸고 떠나가는데 매캐한 매연을 뿜어낸다. 냄새도 고약하고 가뜩이나 흐려진 시야를 더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다. 그러나 여객선이 멋진 방파제를 시설해 놓은 끝에 이르자 등대와 어우러져 근사한 그림이 되었다.
여객선도 사라지고 해도 넘어갔다. 사위는 고요해지고 이제 남은 건 저녁은 어디서 먹고 잠은 어디서 자느냐 하는 거다. 벌써부터 청자골기와집의 한정식을 들먹였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 나는 내키지 않았다. 우리 형편에 6만원이라니. 그것도 한 상에 8만원인데 둘이라 6만원에 해 주는 거란다.
그러나 이 고장의 이름난 음식을 먹어봐야 한다는 주장에 주저주저 찾아갔다. 그러나 우리가 기대한 건 바닷가 마을에 걸맞는 싱싱한 해산물이었고, 실제로 상에 나온 건 육회나 너비아니 같은 한우 중심의 상이었다.
먹긴 잘 먹었지만 후회 막급이었다. 너무 많이 먹어서 힘들었고 돈을 너무 많이 써서 여행내내 절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다.
숙박비도 생각보다 비쌌다. 마침 도내 체육대회라나. 빈방이 하나밖에 없다며 3만 5천원이라고 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오늘 쓴 경비를 계산해 보았다.
점심 11000 원, 통행료(이천에서 목포)16900원, 주유 50000원, 청자박물관 입장료 2000원, 저녁식사 60000원, 숙박비 35000원, 간식비 600원까지 해서 모두 175500원을 썼다. 첫날부터 지출이 너무 심했다. 특히 식비가 과다 지출되어 내일부터는 점심만 사 먹고 나머지는 숙소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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