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Baby James수술 후 엄마와 회복실에서...
Jennifer
여기 한 아기가 있습니다.
세상에 태어나 낳아 준 엄마와 헤어지고, 보육원에서 길러 준 보모와 헤어지고, 한국에서 미국까지 가는 비행기에서 따뜻하게 안아줬던 에스코트 아주머니와 헤어지고…. 그렇게 한 번도 아닌 세 번의 아픈 이별 후에야, 가슴으로 낳아준 금발의 파란 눈 엄마를 만나게 된 아이입니다.
그렇게 태어난 지 5개월 후에, 그리고 미국에 입양된 지 5주 후에 다시 이 아기는 '빌름스 종양'(보통 취학 전의 여자 아이에게 걸리는 병이고, 제임스(James) 같이 어린 남자 아기가 걸릴 확률은 100만분의 1이라고 합니다)이라는 소아암을 선고받게 됩니다.
다시 5주가 지나, 태어난 지 7개월 만에 두 개의 신장 중에 한 개를 떼어 내는 큰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에도, 남아 있는 신장의 종양을 없애기 위해 화학 요법을 받아야 했고, 약도 잘 받지 않아 밤이면 자다가도 여러 번을 깨곤 했습니다.
여기 한 엄마가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보았던 여러 아기들의 사진 중에 유난히도 눈길을 끌었던, 그 아기의 사진을 인화해 가만히 얼굴에 대 보았던, 그리고 한없이 울었던 한 엄마가 있습니다.
아기가 오던 날, 너무 가슴이 뛰고 자꾸 눈물이 나서 기다리던 10분이 한 시간처럼, 한 시간이 하루처럼 느껴지던 한 엄마가 있습니다. 처음으로 아기를 품에 안던 그 순간, 엄마 품에 안겨 환하게 웃는 아기를 보며 "그래, 아가야. 이제 울지 마. 엄마 품에 왔으니까. 내가 평생 너의 엄마가 되어줄게"라고 속삭이던 한 엄마가 있습니다.
자꾸 아파하는 아기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가 다시 집에 오지 못하고 아기가 수술실에 들어가던 날, 엄마는 앉지도 서지도 못하고 꼬박 수술실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술 후에도 자다가 여러 번 깨고, 약이 맞지 않고, 안아주지 않으면 잠들지 못하는 제임스를 안고 엄마는 직장에서 해고의 두려움보다, 경제적인 어려움보다, 한 번도 제대로 쉬지 못해 힘든 자신보다 자신의 아기에게 아무것도 해 주지 못해 너무 가슴 아파 눈이 빨개지도록 울고 있습니다.
24주의 화학 요법 치료 기간이 잡히고 엄마는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기도하며 홈페이지를 만들어 한 주, 한 주를 기록합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적습니다.
"무엇보다 제임스가 이 끔찍한 수술을 두 번 이상 견뎌야 한다는 것이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이 두렵습니다. 제 친구가, 제임스와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아직까지 해고당하지 않은 게 신기하다고 하더군요. 직장을 어떻게 해야할지…. 지금까지는 어떻게 버텼는데 앞으로가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