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풍 전 국군보안사령관.오마이뉴스 장윤선
조남풍 전 국군보안사령부(이하 보안사, 현 국군기무사령부) 사령관은 지난 13일 서울 강남의 한 찻집에서 <오마이뉴스>와 89년 4월에 추진된 친위쿠데타 계획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나회' 멤버로 군 내부에서는 노태우 대통령 직계라인으로 분류되는 조 전 사령관은 88년 12월 대통령선거 직후 노태우 대통령이 임명한 초대 보안사령관이다.
조 전 사령관은 "내가 87년 6·29 민주화 선언 이후 노태우 대통령이 임명한 초대 보안사령관"이라며 "노태우 대통령의 당시 공약이 군은 절대 정치에 간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는지 모르냐"고 반문했다.
이어서 "나는 정보장교도 안 해본 특전사령부 작전 통"이라며 "노태우 대통령이 나를 기용한 것은 12·12 사태와 5·17 비상계엄 등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깨끗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 전 사령관은 "군대에서 비상계엄이 발동되면 보안사령관은 비상시국의 검찰총장에 해당한다"며 "그런 내가 몰랐다면 터무니없는 허구"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조 전 사령관은 "89년 당시 양심선언이 유행병처럼 번져서 길목 차단효과를 노리고 자주 양심선언이 이뤄지는 기독교방송(CBS) 정문 앞에 보안사 요원들을 배치한 적은 있다"며 "보안사 직원들이 그때 당시 기독교방송 앞에서 24시간 경계체제를 갖춘 바 있다"고 털어놓았다.
90년 10월 윤석양 이병의 보안사 민간인 사찰 폭로사건으로 직위해제 된 조 전 사령관은 당시 예하 장교들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당시 윤석양 이병은 혁노맹사건(혁명적 노동자계급투쟁동맹)으로 군대영창을 갔어야 하는 사람이었다"며 "김용성 당시 소령과 우종일 대령, 윤춘달 대위 3인방의 진급심사가 걸려 있어서 윤석양씨를 개인적 목적으로 활용하려고 데리고 있다가 말썽이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
군 내부의 진급심사도 다른 부처 공무원들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성과'가 있으면 플러스알파가 적용되기 때문에 당시 이 3인방이 윤석양 이병의 필력을 활용해 책을 한 권 내서 진급심사에 도움을 받으려 했다는 것이다.
조 전 사령관은 "당시 실무책임을 맡았던 김용성 소령이 혁노맹사건으로 입건된 연루자들을 일괄 처리했다면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 3인방이 윤석양 이병을 영창에 보내지 않고 사사로운 목적으로 쓰면서 군 내부에 큰 문제를 발생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조 전 사령관은 "윤석양 이병이 보안사에 남아 3인방의 진급심사에 필요한 책을 집필하고 있는 줄도 몰랐다"면서 "그들이 나에게 허위보고를 했기 때문에 전혀 사실관계를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청명계획 당시 보안사의 최고책임자였던 조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을 준비하는 계획이 수립됐다면 사람들을 'TAKE CARE(돌보는)' 상황을 말하는 것 아니겠냐"며 "군복을 입고 국가체제를 보호하는 군인은 군사보안을 위해서라도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 법"이라고 전했다.
조남풍 전 보안사령관은 육사 18기로 88년 12월 보안사령관에 취임한 뒤 90년 윤석양 이병의 보안사 민간인 사찰 폭로 문제로 직위해제 됐다가 교육사령관, 1군사령관을 지냈다. 또한 민주당 안보특보를 지냈으며 정몽준 캠프 등 한때 정치권에 몸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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