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번화한 세르옐 광장의 붐비는 모습 - 이 날 저녁 이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었을까?강병구
하지만 지나치면 모자른만 못한 것인지 정신없는 한국인의 삶에 너무 익숙한 때문이었는지, 너무나 조용하고 여유로운 스톡홀름의 풍경은 차츰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아니 지루하다 못해 신물이 났다면 너무 심한 표현일까? 그것도 3일 만에 말이다.
술을 좋아하고 밤에 노는 전형적인 한국인으로서, 황금 같은 주말 저녁 시내중심가 술집도 밤 9시가 넘은 시간에 열려있는 곳이 눈 씻고 찾기 힘든 점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금요일 저녁 민박집에 같이 머물던 다큐멘터리 촬영팀 형님들과 함께 술을 한잔 먹으로 시내 중심가로 나왔지만, 밤 9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각임에도 시내에는 사람을 찾기 힘들었다.
여행서에 소개된 몇 안되는 술집들도 한산하거나 영업이 끝났었다. 스웨덴 사람들은 주말저녁 술도 안 마신다는 건가? 그런 것에 비하면 새벽 3시까지 운행하는 지하철은 너무 생뚱맞았다.
민박집이 있던 곳은 시스타(Kista)라는 스톡홀름 외각의 신도시였다. 그곳에 위치한 30년된 아파트가 민박집이었는데, 어찌나 동네가 조용한지 조금 늦은 시각 길거리에서 떠들기라도 하면 주민들이 밖을 내다볼 지경이었다.
조용하고, 여유로운 스톡홀름. 마음 한 쪽에서는 이런 곳에서 편히 살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지만, 다른 한편 이런 곳에서 살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하는 의문도 들었다. 아무래도 나에겐 스톡홀름에 살기엔 부적당한, 음주가무를 즐기는 동이족의 피가 너무 많은 듯했다.
| | [여행팁 19] 스톡홀름에서 | | | |
| | ▲ 너무나 조용했던 민박집 아파트 모습 | ⓒ강병구 | | 작년 5월 필자가 도착했을 당시 스톡홀름의 한인민박은 두 곳이 있었다. 사전정보 없이 유스호스텔 숙박을 생각하고 도착한 곳이라 한인민박을 기대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여행에 따른 피치 못 할 사정으로 급히 한국에 연락을 하면서까지 알아보니 한인민박이 있기는 있었다.
혹여 스톡홀름을 가시려는데 한인민박의 존재를 궁금해하실 분이 있을지 몰라서 필자가 묵었던 민박의 홈피 주소를 남긴다. 민박집은 깔끔했고 머물기에 불편함은 없었지만, 필자가 있었던 기간이 비수기라 성수기에는 어떨지 모르겠다. 한인 아주머니와 스웨덴인이신 아저씨 두 분 다 매우 친절하셨고, 한국말을 잘하는 아들분이 인상적이었다.
민박집 홈페이지 : http://www.stockholmminbak.se
환전에 관한 팁 : 유로권을 여행하다 북유럽에 와서 쉽게 잊어버릴 수 있는 점이 환전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너무나 편하게 유로가 통용되던 곳을 여행하다가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덴마크에 도착하면 환전을 잊어버리기 십상이다. 또 나중에 소개할 비유로권 동유럽과는 달리 시내에서 유로가 통용이 거의 되지 않는다. 유로로 지불하려고 하면 환전소에서 바꿔오라고 한다.
시기마다 환율이 어떻게 다를지 모르니, 북유럽에서 쓸 돈을 모두 미리 환전할 필요는 없지만, 도착해서 수고롭지 않을 정도의 돈은 미리 환전해오자. 적어도 교통비를 지불할 50유로 안팎의 돈은 미리 환전해 오는 것이 좋다.
그리고 동유럽과 또 다른 점은 북유럽 화폐가 남아도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동유럽화폐가 남으면 서유럽에서는 거의 재환전이 불가능한 것에 비해, 북유럽 화폐는 그럴 걱정은 없으니 남는다고 다 쓰려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환전을 여러 번 하는 것에 따른 손해는 있지만 말이다. / 강병구 | | | | |
덧붙이는 글 | 개인적인 사정으로 예고된 날짜에 기사를 올리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지난 2006년 4월 21일부터 7월 28일까지 러시아와, 에스토니아, 유럽 여러 국가를 여행했습니다. 약 3개월간의 즐거운 여행 경험을 함께 나누고자 올립니다. 다음 기사는 4월 16일(월요일)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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