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환
- 진보의 의미는?
"내가 진보라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뉴라이트나 뉴레프트 같은 표현 자체가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진보 또는 보수란 말을 쓰는 것보다 '누가 더 조국을 사랑하느냐, 우리가 어디로 어떻게 뻗어나가느냐, 이 땅에 태어난 사람들에게 행복과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길이 어디에 있느냐'등에 대한 방법을 놓고 경쟁해야 할 때입니다. '뉴'자만 붙었다 뿐이지, 지금 '라이트' '레프트' 운운하면 냉전시대와 뭐가 다릅니까? 정의로운 경쟁을 할 때지, 싸울 때가 아닙니다.
다만 말입니다. 역대 민주화 정권들이 무능했다고 해서 역사가 거꾸로 되돌아갈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렇게 가서도 안 되고. 반독재 민주화 투쟁은 역사의 정(正)방향이었고, 옳은 길이었습니다. 지난 독재에 대한 향수나 개발 논리로 되돌아간다든지 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되지 않느냐. 결코 역사는 거꾸로 돌아갈 수 없다."
- 대선과 관계 있는 말씀으로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물론이죠. 그러나 한나라당 뭐 이런 게 아닙니다. 박근혜씨를 말하는 것이죠. 박정희씨가 부산일보와 부일장학회를 권력으로 뺏었어요. 돌려줘야 마땅한 도리죠. 인혁당 사람들이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아버지가 한 잘못이 용서될 수 있다면, 유족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다면 무릎 꿇고 용서를 빌겠다'는 이야기를 박근혜씨가 해야죠. 그게 도리입니다.
헌데 재판 판사 명단 공개를 정치 공세라고 합니다. '반성도 하지 않겠다, 진실도 밝히지 않겠다'는 얘기와 뭐가 다릅니까? 결국 이런 발언으로는 박근혜씨에게는 독재자의 딸이란 것만 남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딸이라서 안 된다는 얘기가 아니예요. 정말 국민 통합을 원한다면, 적어도 인혁당 유족들의 눈물을 닦아주려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죠."
- 그런데 선생님이 박근혜 전 대표 지지 성향 모임인 국가미래전략포럼의 공동대표라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아- 그건 나하고 관계없습니다.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그쪽에 있는 사람들이 더러 나를 존경한다고 왔다갔다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아무 관계가 없어요. 다소 의도적으로 넣은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드는데, 나와 관계없는 일입니다." (상자 기사 참조)
- 현재 선생님의 정치적 성향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곧 칠순을 바라봐요. 돌아가야 할 때가 언제인지 알고 있죠. 이부영씨나 장기표씨 그리고 손학규씨도 찾아오곤 합니다만, 그 때마다 선을 긋죠. 정서적으로는 너희들과 함께 할 수 있겠지만, 뛰어다닐 수는 없겠다."
- 끝으로 6월 정신을 말씀해주신다면?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때는 아무 사심 없이 민주주의를 위해 원색으로 분노하고 원색으로 뛰쳐나오고 있는 그대로 외치고 그러지 않았나요? 그럼 그때의 원색으로, 원색의 초심으로 지금 돌아가라. 그래서 다시 시작해라. 껍데기는 다 버리고 진짜 그 6월의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게 6월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 | 민주화 운동 대부가 박근혜 지지한다? | | | |
| | ▲ 3월 29일자 <조선일보> 정정보도문 | ⓒPDF | 김정남 전 청와대 수석은 '재야 민주화 운동의 대부'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김수환 추기경이 2005년 김 전 수석이 발간한 <진실, 광장에 서다> 추천사에서 "민주화 운동 30년은 그의 삶 자체였다"고 적었을 정도로 민주화운동의 상징적인 인물.
그런데 지난 달 7일자 <조선일보>는 국가미래전략포럼 창립 총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소식을 전하면서 "국가미래전략포럼은 박 전 대표 지지 성향 모임으로, 송상현 서울 법대 교수, 김정남 전 청와대 교육문화사회수석비서관, 전용원 전 한나라당 의원 등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한국일보> <세계일보>도 같은 내용의 보도를 나란히 실었다.
하지만 이같은 보도들은 모두 '오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달 29일자 <조선일보>는 '바로 잡습니다' 코너를 통해 "7일자 박근혜 '부패한 정치에선 경제 안 살아나' 기사에서 소개한 "국가미래전략포럼 공동대표 중 김정남 전 청와대 비서관은 대표가 아니므로 바로 잡는다"고 '오보'를 인정했다.
이와 관련 A신문 기자는 "연합뉴스 보도를 참고하여 기사를 작성했고, 박근혜 캠프에 확인 취재를 거쳐 기사를 썼다"고 말했고, B신문 기자 역시 "보도자료는 없었다. 캠프에 문의하니까 '공동 대표가 맞다'고 해서 보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기자들의 문의가 있었다. 우리도 잘 모르는 내용이라 포럼 쪽에 확인했더니 '공동 대표가 맞다'고 그래서 그렇게 알려줬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의 국가미래전략포럼 관계자는 "해당 보도 자료를 낸 적이 없으며, 왜 그런 보도가 나갔는지 전혀 모르겠다"며 "잘못 나갔다", "모르겠다"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해명으로 일관했다. / 이정환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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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청와대 수석 "노무현 정권은 3류 운동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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