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가 잔디들보다 더 작은 키를 가진 솜나물김민수
솜나물은 봄형과 가을형이 있는데, 가을형은 대롱꽃만 피우고 총포 속에서 닫힌 채 결실을 해서 꽃을 볼 수 없다.
그것을 알지 못했던 몇 해 전 어느 봄날, 고사리를 하던 길에 솜나물꽃을 만났는데 작은 것이 어찌나 앙증스럽던지 몇 개체를 얻어와서 텃밭 근처에 심었다. 그것이 여기저기 퍼지면서 가을에 꽃대가 올라와 꽃이 피기를 이제나저제나 기다렸는데 결국 꽃을 보지 못했다.
꼭 뭔가에 홀린 기분이었다. 자연 그 상태에서 자라야 하는데 옮겨심어서 그런가 보다 생각도 했는데, 이듬해 봄 앙증맞은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닌가! 봄형과 가을형이 이토록 다를 수 있다는 것도 신비했다.
봄형은 짤막한 키로 햇살이 잘 드는 풀밭에서 자란다. 꽃은 혀꽃과 대롱꽃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혀꽃은 흰색, 뒷면은 자주색을 간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