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막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작은 꽃망울들이 봄비에 신이났다.김민수
봄비가 봄비답지 않게 장대비처럼 내리더니만 밤새 천둥번개까지 요란스러웠습니다. '하필이면 오랜만에 산야로 나갈 수 있는 휴일에 비가 올 것은 뭐람?"하며, 작년에도 주말이면 비가 오는 바람에 많은 꽃들을 만나지 못했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꽃샘추위도 좀 지나치다 싶었는데 게다가 봄비가 자주 내리다 보니 꽃의 빛깔도 빗물에 씻겨 내려가 제 빛을 내지 못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변덕스러운 것이 봄날이라고는 하지만 오랜만에 맞이하는 휴일에는 좋은 날이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햇살이 좋아야 꽃의 빛깔도 좋고, 햇살이 비춰주어야 꽃잎을 활짝 여는 꽃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3월의 마지막 날,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 우산을 들고 가까운 공원으로 산책을 갔습니다. 그 곳에는 이미 봄이 오다 못해 가고 있는 듯 피어난 꽃들이 빗물에 고개를 잔뜩 숙이고 있습니다. 물론 제비꽃처럼 신나는 것들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