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혹은 '컬러'... 서울 남대문 앞에서 농민단체가 벼 100가마를 쌓아놓은 뒤 포대에 담긴 쌀을 길에 흩뿌리는 모습. <동아일보(위)>는 흑백사진으로, <한겨레(아래)>는 컬러사진으로 실었다.<동아일보> <한겨레> PDF
여러 개의 신문을 읽는 재미 가운데 하나는 신문의 차이를 발견할 때이다. 그 차이는 비단 신문 기사와 논조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무심코 넘어가는 신문에 실린 사진에서도 신문의 '시각'과 그 '차이'가 잘 드러난다. 어찌 보면 신문 사진처럼 그 신문의 색깔을 잘 보여주는 것도 없다.
<한겨레>는 사진 3장, <조선일보>는 사진없이 기사만
오늘(29일) 신문의 주요 기사 가운데 하나는 말할 나위 없이 한미FTA 관련 기사들이다. 막바지에 이른 협상 소식을 전하는 기사부터 반대집회나 시위 소식, 정치권의 반응들, 노무현 대통령의 한미FTA 담화 발표 소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사들이 대거 실렸다. 당연히 관련 사진들도 다수 실렸다. <한겨레>처럼 관련 사진을 3개까지 실은 신문도 있다.
그러나 단 한 장의 사진도 싣지 않은 신문도 있다. <조선일보>다. 1면에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스즈키 메소드 그랜드 콘서트' 장면의 사진이, 2면에는 아랍연맹에 참석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사진이 실렸지만 한미FTA 사진은 없다.
한미FTA 소식을 다룬 4면에도 기사만 덜렁 실렸을 뿐이다. 대신 정부의 개헌홍보물 문제를 다룬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기사 관련 사진으로 정부와 시민단체의 '개헌홍보물' 사진만 자그마하게 들어가 있다. 사진만 안 실린 게 아니다. 시민 사회단체의 반FTA 시위나 집회 소식도 없다.
<중앙일보>에는 한 장의 사진이 실렸다. 협상장인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취재진과 시위대의 접근을 막고 있는 사복 경찰들 모습이다. 그 자체로서 나름대로 시사적일 수 있겠으나, 조금은 밋밋하다.
같은 사진, 다른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