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따라 집회에 참가한 아이들이 놀이에 여념이 없다.이민선
지난 2월 인터넷 신문기자들과 노 대통령의 간담회에 참석했을 때 한미FTA체결에 대한 대통령의 결의를 엿볼 수 있었다. 한미FTA가 우리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확신에 가득한 발언을 들으며 '시민들이 거리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노 대통령은 "농업부문만 조금 피해가 있다"고 했는데, '조금'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농촌은 지금 피폐해 질대로 피폐해져 있다. 한미FTA는 농민들 입장에서 보면, 가만 둬도 쓰러질 것 같은 환자에게 지게를 지고 산에 오르라는 것과 같다.
농사를 지으려는 젊은이들이 없어서 애기 울음소리가 끊긴 지 오래되었다. 지난 설, 부모님이 계신 시골집에 갔다가 세살 난 아들 분유를 사려고 읍내에 갔는데 허탕을 쳤던 기억이 있다. 가게 주인은 "분유를 먹을 만한 아기가 없기 때문에 물건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농촌은 이미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자연적으로 고사하게 되어있다. 농사를 지어서 먹고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부양책을 써서 농촌을 살려도 시원치 않을 판에 되려 농촌을 더 피폐하게 만드는 협상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농사꾼 집안의 아들로서 나는 한미FTA를 용납할 수 없다.
산개해서 미국 대사관 앞에 집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