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복국집은 '복국할머니'라 불리는 박복련(81세)할머니가 28세 되던 해 친정어머니에게서 복어 손질법을 배워 지금까지 53년째 문을 열고 있는 마산 복조리의 원조이다이종찬
고혈압, 당뇨, 숙취예방, 비만 등 성인병 예방에 그만인 복어조리
가격 또한 복어의 종류와 조리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이 지역 사람들이 즐겨 찾는 복국과 복매운탕은 대부분 6천원에서 7천원 안팎이다. 그밖에 복껍질조리나 수육, 찜, 튀김 등은 복어의 종류와 조리 방법에 따라 2만원에서 5만원대까지 한다. 쫄깃하게 혀끝에 착착 감기는 복회는 그날 시세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복어는 단백질과 비타민 B1, B2 등이 듬뿍 들어 있고, 기름기가 없어 알코올중독 예방과 숙취 제거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안내자료에 따르면 복어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에 좋으며, 근육의 꼬임을 막는 것은 물론 고혈압과 당뇨병, 신경통, 피로회복, 피부미용, 비만 등 각종 성인병 예방에 그만이다.
이곳 복국거리에서 복어로 만드는 조리는 크게 다섯 가지다. 조리한 복어에 콩나물과 미나리를 듬뿍 넣고 푹 끓여내는 복국, 복어뼈를 추슬러내고 껍질을 벗겨 조리하는 복수육, 조리한 복에 여러 가지 채소와 양념을 넣어 찌개로 끓여 먹는 복찌개, 복껍질로 조리하는 복껍질조리, 날로 얇게 회를 떠서 먹는 복회가 그것.
복국은 먼저 복어의 내장을 모두 빼내고 적당한 크기로 자른 다음 뜨겁게 끓는 물이 담긴 냄비에 조리한 복을 넣어 폭 익혀야 한다. 이어 콩나물과 두부, 표고버섯, 대파, 쑥갓을 넣고 한소끔 끓인 뒤 미나리를 넣어 살짝 익히면 맑고도 푸르스름한 국물 빛이 감도는 시원한 복국이 된다. 더불어 복국에 식초와 양념 고추장을 넣으면 그 맛이 훨씬 더 좋아진다.
53년, 3대째 복조리 가업을 잇고 있는 마산 복국의 원조
복어의 종류는 여러 가지다. 그중 이곳 복국거리에서 볼 수 있는 복어는 자주복과 검자주복, 검복, 까치복, 흰점복, 졸복, 은밀복, 가시복, 거북복 등이다. 하지만 복의 내장과 알에는 치명적인 독성이 있어 복조리 자격증을 가진 사람만이 복어조리를 할 수 있다. 이는 자칫 복어 조리를 잘못하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금) 밤 11시, 오랜만에 만난 살가운 벗들과 어울려 대낮부터 밤늦게까지 막걸리, 소주, 맥주 가리지 않고 마신 술로 인해 몹시 쓰린 속을 달래기 위해 찾은 복국거리. 마산 어시장 복국거리 곳곳에는 온통 '00복집'이라 이름을 붙여 놓은 간판들로 불야성이다. 마치 이 골목에는 복국집이 아닌 다른 식당은 아예 발조차 들여놓지 말라는 투다.
그중 나그네가 마산 시내에 나와 술을 마실 때마다 즐겨 찾는 한 복국집에 들어서자 꽤 늦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식당 여기저기 복국에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는 사람들이 듬성듬성 앉아 있다. 주방 앞에 놓인 초록빛 이끼가 덮인 예쁜 수족관에서는 뽀얀 복어국물 빛 안개가 퐁퐁퐁 피어나 식당 분위기를 한껏 북돋운다.
이 복국집은 '복국할머니'라 불리는 박복련(81) 할머니가 28세가 되던 해 친정어머니에게서 복어 손질법을 배워 지금까지 53년째 문을 열고 있는 마산 복조리의 원조이다. 이는 박복련 할머니가 딴 복조리 자격증의 발급날짜가 1962년 3월인 것만 보아도 이 집의 복어 조리 역사가 얼마나 오래 되었는가를 가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