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교실과 출산박람회에서 받은 사은품들입니다. 이것만으로도 한 동안은 따로 구입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정상혁
그만큼 아기용품 업체들이 산모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출산용품의 많은 부분을 충당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신생아용 젖병은 너무 많아 처치가 곤란할 정도여서 비슷한 시기에 둘째를 낳은 누나에게도 나눠준 정도이며, 비록 샘플들이긴 하지만 아기가 한동안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목욕용품과 위생용품들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행운이 따라준다면 경품추첨을 통해 뜻밖의 횡재를 할 수도 있는데, 아내의 경우는 귓속형 체온계와 휴대용 유모차를 받았습니다. 경품을 많이 주는 산모교실에 참석한다면 그런 행운을 노려볼 수도 있겠지요?
노하우 셋째, 인터넷을 이용하라!
인터넷에는 육아관련 카페들이 있고 회원 수가 수십만에 육박하는 곳도 있습니다. 출산을 준비 중이거나 아이를 낳아 키우는 주부들의 커뮤니티치고는 상당히 회원 수도 많고 활동도 왕성한 편입니다.
출산과 관련된 거의 모든 정보를 구할 수 있어서 남자인 저도 가입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이트에 새로운 기부문화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소위 '드림방'이라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드림'이 바로 그것인데, '드림'은 자기가 갖고 있는 물건 중 쓰지 않거나 너무 많아서 누군가 필요한 사람에게 무료나 택배비 정도의 비용만 받고 양도하는 것입니다.
시민단체에서 주도하는 '아나바다 운동'의 일종의 나눠쓰기 운동인 셈인데 약간의 부작용도 있긴 하지만 자원의 '재활용'과 '기부'라는 두 가지 큰 긍정적인 요인이 있기 때문에 참여도가 아주 높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 집에 신생아용 기저귀가 한 통 있는데, 이미 아기가 자라버려서 쓸모가 없게 됐을 때 바로 남은 기저귀를 '드림'하는 것입니다. 물론 돈을 받고 팔 수도 있겠지만 대단치 않은 물건을 골머리 썩혀가며 팔고 싶지 않고 필요한 사람에게 또는 사정이 어려워 비싸지 않은 물건임에도 다소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기부'하는 것입니다.
'드림'이라는 것이 약간의 중독성과 전염성이 있어 한 번 드림에 맛을 붙이면 계속 두리번거리며 '또 드림할 거 뭐 없나?' 하게 되기도 하고, 여러 차례 드림을 받은 사람은 고마운 마음에 자신이 가진 것을 또 드림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드림 받은 물건을 잘 사용한 후에 재 드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큰 바퀴가 달린 유모차는 제가 즐겨 찾는 '자출사'라는 카페를 통해 무료로 드림을 받았습니다. 한쪽 바퀴에 바람이 빠져 있었지만 조금만 손보면 쓸만합니다. 바퀴도 큰 게 안정적이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