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수도원과 뒷산 풍경이승철
4세기 초, 이 지역을 지배했던 로마의 황제는 사병출신이었던 막시미누스(재위 235~238) 황제였다. 그는 트라키아의 농민 출신이었는데 독일의 라인지방에 출정하여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거대한 체구를 지녔던 그는 세베루스 알렉산더 황제가 암살되자 군인황제로 추대되었다.
그는 황제 재위 중 특히 기독교 박해를 심하게 했는데 귀족출신의 캐서린은 용모와 학식이 뛰어난 여성이었다. 그녀가 기독교에 입문하여 황제의 우상숭배를 비판하자 문제가 발생했다. 그녀를 아끼던 황제는 몇 사람의 학자들을 보내 그녀를 회유하려 했지만 오히려 그 학자들까지 기독교도가 되고 말았다.
몹시 노한 황제는 결국 캐서린을 잡아들여 모진 고문 끝에 죽이고 말았는데 그녀의 시신이 천사들에 의하여 이곳으로 옮겨졌다는 것이다. 그 후 막시미누스 황제는 도나우강과 라인강 유역을 정벌하였으나 원로원을 무시하다가 폐위되었고, 결국 부하들에 의하여 자식들까지 함께 몰살당하는 비운의 황제가 되고 말았다.
그 막시미누스의 뒤를 이어 황제가 된 사람이 콘스탄티누스 황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는 황제의 지배지역 여러 곳에 교회를 많이 세운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 수도원도 그들 교회 중의 하나로 세워진 곳이다. 세월이 흐른 후에 순교한 캐서린의 이름을 따 성 캐서린 수도원으로 이름이 바뀐 것이다.
수도원 안에는 모세가 보았던 타지 않는 떨기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떨기나무가 딸기나무인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르네."
누군가 의외라는 듯 놀라움을 표시한다.
"떨기나무, 딸기나무, 이름은 비슷하네요. 그렇지만 나무는 전혀 다른 것 같은데요."
떨기나무는 여학생의 단발머리처럼 가지런하게 정돈된 머리처럼 덩굴을 늘어뜨린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