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시장이 20일 오전 서울 예술의전당 디자인 미술관을 방문, 시각장애인 체험을 할 수 있는 '어둠속의 대화' 전시실에 눈을 감은채 입장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박근혜 캠프가 이 전 시장의 직접 해명을 요구하고 나선 이유를 여기서 살필 수 있다.
경선준비위의 검증이 명쾌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제한다면 이 전 시장을 고리로 거는 건 필수다. 이 전 시장이 경선준비위에 출석해 해명하지 않을 경우 경선준비위의 검증 결과를 '미완성 불량품'으로 몰아갈 수 있다.
이 전 시장이 직접 해명을 해도 나쁠 게 없다. 이 전 시장의 해명 또한 불충분하다고 전제한다면 얻을 수 있는 정치적 효과가 적잖다.
이 전 시장이 직접 해명을 하는 순간 '새끼치기'가 시작된다. 이 전 시장의 해명 내용 중 석연찮은 부분이 집중 공략대상이 되고, 이 전 시장은 제2, 제3의 해명을 해야 하는 처지에 몰린다.
김유찬씨의 폭로와 이명박 캠프의 반박이 동시 검증대상이 되던 것이, 이 전 시장의 해명이 주력 검증대상이 되는 것으로 상황이 바뀐다.
이 전 시장이 '목적어', 박근혜 캠프가 '주어'가 되면 전선이 확장된다. 위증교사 여부를 둘러싼 사실다툼에다가 거짓말 여부를 둘러싼 정치공방이 추가된다. 공세의 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
'사실검증'의 정치적 효과
문제는 시간이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지만 여기엔 단서가 따른다. 열 번 찍을 수 있는 시간이 보장돼야 한다.
상황이 녹록하지가 않다. 현행 당헌·당규에 따르면 경선후보 등록기간은 4월 10일부터 11일까지인데 이것마저 앞당겨지게 됐다. 경선준비위가 어제 회의를 열어 경선후보 등록기간을 앞당기기로 했다. 기껏해야 한 달 남짓 남았다는 얘기다.
기준점을 다르게 잡으면 시간이 더 줄어든다. 경선준비위가 후보 검증 및 경선시기와 방법을 결정하기로 한 시한은 3월 중순. 이를 기준으로 삼으면 20일도 남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이 전 시장 지지율을 하락세로,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을 상승세로 돌려놔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정인봉 변호사에 이어 김유찬씨까지 공격에 나섰지만 이 전 시장의 하락세가 완연해졌다는 조사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검증공방으로 양 캠프의 감정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3월 위기설이 나온다. 양 캠프가 완전히 갈라설지도 모른다는 예측이다.
배제할 수 없다. 정치는 사람이 하는 일, 가족이 상극으로 치달으면 '가화만사성'은 공염불이 되기 십상이다.
박근혜의 계산, '일단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