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6세대 로봇'이라던 노인 간호 침대. 편리한 기능이 두루 갖춰 있다.후지TV
이 침대는 노인의 급환에 대해 적절한 처방과 약 조제에 대해 판단할 수 있으며, 식사와 배변, 샤워와 옷 입혀주는 일, 심지어 컴퓨터 게임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애초에는 찬사의 대상이 된다.
그렇게 선택된 80대 노인 '타카자와 키주로'는 최초로 이 침대의 체험자로 선택되면서, Z-001호로 명명된다. 하지만 그의 간호를 도맡던 간호사 '하루코'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오랜 시간동안 그를 지켜봤기에 알 수밖에 없는 그녀만의 육감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에도 흔히 나오는 설정이지만, 인간의 시선을 확 끌어당기는 획기적인 기계장치의 탄생은 곧 비극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있다.
<노인 Z>에서도 마찬가지다. <노인 Z>의 궁극적인 이야기는 이 만능 침대가 노인의 자아와 연결돼 폭주하면서 일어나는 일대 소동을 소재로 한 것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이 일대 소동에는 '하루꼬'가 근무하는 병원의 노인 환자들도 깊이 관여돼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이 작품에서 왕년에 꽤 날렸을 법한 컴퓨터 해커로 등장하는데, 아직 녹슬지 않은 실력으로 메카닉으로 돌변해버린 노인의 침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다.
게다가 침대가 메카닉으로 돌변해 소동을 일으키는 '폭주'까지 같이 생각해본다면, 오토모 가쓰히로의 생각은 분명하게 짐작할 수 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노인에게도 그 자신의 분명한 주체성이 있으며, 치매나 중풍, 심장병 등으로 거동이 불편하다 할지라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침대가 메카닉으로 돌변하기까지, 노인의 의식을 움직이는 '무언가'는 그에 대한 절박함까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