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제대로 알고 구입하자

요즈음 대한민국의 1등 화두가 된 한미FTA, 그 화두에 폭풍의 눈 처럼 심심치 않게 이야기 되는 게 바로 쌀이다. 민족의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는 아킬레스건이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절대 쌀 만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못박고 있다.

올해부터 시중에 판매되는 쌀의 품질에 따른 유통질서를 확실히 잡기 위한 수단으로 포장양곡규격표시제가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그 가운데서 가장 중요하게 신설된 것이 쌀의 포장지에 기재되는 품종표시이다.

포장지에 기재된 특정 품종은 포장지 내부의 품종 순도가 80% 이상일 때에만 가능하다. 예를 들어 밥맛이 좋은 일품벼를 포장지의 품종명에 기재한 경우 순수한 일품벼가 80% 이상 들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즉 다른 품종이 20% 이상 섞여 있으면 포장지의 기재 사항이 거짓이 된다. 만약 거짓으로 표기된 경우에는 과태료를 물도록 되어 있다.

그럼 품종의 식별은 어떻게 가능한가? 과거에는 불가능하였다. 그런 탓에 수입쌀이 들어 오면 국산쌀과 섞여 팔릴 것을 우려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걱정할 것이 없다. 최근에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생명공학기술 덕분이다. 다름 아닌 유전자 감식기술에 의해서 쌀의 품종 판별이 가능하다. 그래서 수입쌀을 우리 쌀로 속여 팔지 못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생명공학기술인 '핵산지문법'을 이용한 벼 품종판별기술이 개발되어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사람의 손가락 지문을 가지고 범인을 확인 하는 것과 같다. 핵산지문기술을 이용해 국내에서 개발된 120개 벼 품종을 비롯해 일본품종, 중국품종 등 190여개 품종을 분별할 수 있다.

유전자의 지문을 확인하면 겉모양이 비슷해서 육안으로는 구분이 불가능한 쌀도 같은 품종인지 다른 품종인지를 정확히 판정할 수가 있다. 따라서 수입쌀도 유전자 지문을 미리 확보하여 불법유통으로 의심 되는 쌀의 지문 분석으로 바로 수입쌀인지를 구별할 수 있다.

▲**쌀알은 외형적 구분이 가능하나, 불가능한 경우 DNA검사로 구분이 가능하다**농촌진흥청

이미 유전자 지문 기술을 활용하여 우리나라에 일부악덕업자들이 일본 벼 품종인 '고시히까리'로 표시된 가짜 브랜드를 마치 일본에서 수입한 쌀처럼 속여서 높은 값에 팔고 있음을 밝혀냈다. 소비자들의 일본 제품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악덕업자들이 쌀에까지 악용하는 얄팍한 상술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그럼, 품종의 일치 및 진위 여부 판정은 어떻게 한 걸까? 분석대상은 벼 식물체 또는 쌀이다. 판별도구는 활용 가능한 DNA 마커 6종에 따른 밴드 형상이다.

분석방법을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① 분석할 시료와 대비품종으로부터 DNA를 추출한다. ② RM48 등 6개 DNA 마커를 사용하여 시료의 DNA를 일정한 길이로 증폭하고 특수한 방법으로 염색한다. ③ 발생된 DNA 밴드 양상을 조사하여 대비품종과 비교한다.

결과해석은 간단하다. 즉 대비품종과 같은 DNA 양상을 보이면 같은 품종으로 판명하고 대비품종과 다른 DNA 양상을 보이면 다른 품종으로 판명한다.

한편 포장양곡 즉 포장된 쌀의 표시 내용은 원료곡의 수확년도, 중량, 원산지표시(국산농산물의 경우 국산 또는 시·군명 표시, 수입농산물의 경우에는 원산지를 표시, 품종)하고, 해당 품종명을 표시하되, 품종명을 모를 경우에는 일반계로 표시한다. 품종을 혼합하였을 경우에는 품종 혼합비율 또는 '품종혼합'으로 표시, 도정년월일 (쌀로 도정한 날짜를 표시, 생산자 또는 가공자의 주소, 상호명, 전화번호, 등급규격 등)을 표시한다.

포장양곡표시사항은 포장표시면 가운데서 상표, 로고 등이 인쇄되어 있는 면에 일괄 표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가변성이 있는 도정일자 등은 별도 표기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표시사항을 위반할 경우에는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과태료 부과기준은 1년간 적발횟수를 기준으로 하되, 1회 위반은 50만원, 2회 위반 100만원, 3회 위반할 경우에는 200만원이다.

첨부파일

bluegarden_345718_1[2].hwp

덧붙이는 글 | 쌀은 우리 민족의 문화이자 생명의 원천이다. 그러기에 수입쌀의 시판에 맞서 쌀을 생산하는 농민은 물론 농민단체를 비롯해 쌀 관련 연구기관, 행정기관 등에서는 값싼 수입쌀에 대응하여 우리 쌀이 생존해 갈 수 있는 방안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쌀의 생산에서 유통 단계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소홀하게 다룰 수 없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성종환 기자는 농촌진흥청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쌀은 우리 민족의 문화이자 생명의 원천이다. 그러기에 수입쌀의 시판에 맞서 쌀을 생산하는 농민은 물론 농민단체를 비롯해 쌀 관련 연구기관, 행정기관 등에서는 값싼 수입쌀에 대응하여 우리 쌀이 생존해 갈 수 있는 방안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쌀의 생산에서 유통 단계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소홀하게 다룰 수 없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성종환 기자는 농촌진흥청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첨부파일 bluegarden_345718_1[2].hwp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