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종 서울대 교수와 홍윤기 동국대 교수는 12일 열린 대담에서 공교육 살리기 차원에서 '복수담임제'와 '교원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전문대학원 설립' 등을 중요 대안으로 꼽았다.오마이뉴스 안홍기
박효종 교수는 근현대사 대안교과서 논란과 관련해서는 5·16혁명(군사쿠데타), 4·19학생운동(혁명)에 대한 주장이 마치 교과서포럼의 공식 입장인양 인구에 회자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었다.
박 교수는 "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부분이 있는 반면 자랑스러운 부분도 있다"며 "교과서에서는 후대에게 균형 잡힌 시각을 가르쳐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행 6종 근현대사 교과서를 보면 건국·산업화·민주화 세 키워드 가운데, 건국·산업화에 대해서는 인색하고 비판적인 반면, 민주화에 대해서는 많이 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윤기 교수는 "산업화 미화만으로는 산업화 결과를 감수하기 힘들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민주화도 그동안 너무 부족했던 것이 문제이지 결코 과잉의 문제는 아니었다"고 진단했다.
교과서 문제를 통해 지식인 사이에서 국민 불안을 야기하는 분열상을 보일 필요가 없다는 홍 교수는 "잘못하다가는 정신분열 양상도 보이게 될 수 있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두 교수는 한국 교육개혁의 주력군으로서 전교조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그 역효과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데에도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박효종 교수는 "교원단체 중 전교조는 막강한 이익단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며 "전교조가 시대적으로 올바른 역할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전문적 이익단체의 범주를 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상당히 아쉬운 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한국교육의 의제가 허접하기 때문에 전교조가 교육 선진화를 위해 충분히 기여할 게 많다"면서도 "비토그룹처럼 '노'만 하는 것은 안 된다"고 당부했다.
홍윤기 교수도 "전교조 제일주의가 있는 반면 전교조 폐쇄주의도 존재한다"며 "전교조 존립근거는 교원의 이익이 아니기 때문에 교육대국의 비전을 세워야 한다, 더 이상 의제를 선점당하지 말아야 하며 끌려다녀서도 곤란하다"고 진단했다. 전교조가 심각한 위기를 느껴야 한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박효종 "사학 운영의 비법, 공개되면 곤란"
@BRI@사립학교법 재개정과 관련, 박효종 교수는 "사립학교들이 문제가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자율적 방안으로 풀어가야 한다"며 "개정 사립학교법이 투명성이나 공론화, 학교운영의 공개에는 기여할지 모르지만 사학의 독특한 정체성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 타율적 방식으로 규제하면 심각한 파장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사학은 건학정신에 따라 운영하기 때문에 나름의 비법이 있는데 이 비법이 공개되면 곤란하다"며 "개방형 이사제가 되면 이 비법이 모두에게 알려진다는 것이 되기 때문에 꺼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사립학교가 추구하는 목표가 존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홍 교수는 "잘 납득이 안 된다"며 "사립학교가 50~60년대 보통교육의 일반화에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폐쇄적 독점적 학교운영을 해왔다는 것도 인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사학이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서 "학풍보다는 학교운영의 부실·사학 족벌구조의 문제가 탄로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게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학이 내세우는 종교적 특색이 학생들과 공존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교풍으로 강제해 문제가 된 사례가 있다"며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학내 종교의 자유도 존중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개방형 이사제와 관련한 '전교조 음모론'은 무협지 내지는 탐정소설 수준이라는 홍 교수는 "전교조가 운영을 좌우할지 모른다는 우려로 개방형 이사제에 반대하는 것은 전교조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일종의 정략적 의미"라며 "거대신문이 채신머리없이 특정단체를 지목하면서 분위기를 몰고가는 것은 공론장의 공기를 상당히 오염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홍 교수는 교육개혁의 중요 이슈로 '복수담임제' '전문대학원 설립'을 강력 주장하면서 "학생들에게 외국교육이나 사교육 못지않은 교육을 시키려면 교사 수를 최소한 2배 이상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효종 교수도 "사대-교대 4년제가 아니라 '6년 전문대학원'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며 "교사의 역할이 막중하기 때문에 4년제 학사 수준으로는 담당하기 어렵고, 복수담임제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공감을 나타냈다.
다음은 박효종 서울대 교수와 홍윤기 동국대 교수가 나눈 대담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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