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의 다른 글 큰사진보기 ▲<알자지라> 반기문의 국제연합(UN) 사무총장 취임은 한국인 입장에서는 상당히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주도의 유엔 하에서 그가 과연 얼마나 소신껏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금할 수 없다. 아마도 이 점은 역대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의 국민들이 공통적으로 느낀 감정이었을 것이다. @BRI@카타르의 <알자지라>가 이런 점을 풍자한 카툰 하나를 발표했다. 카툰 동영상의 제작자는 이미 여러 번 소개한 바 있는 파키스탄의 슈자아트 알리(Shujjat Ali). 그는 1971년에 출생한 저명한 정치 카투니스트로서, 미술·애니메이션 등에서 다양한 재질을 나타내고 있는 젊은 예술가다. '달밤에 일어난 일'(moonlighting)이라는 제목의 이 카툰은 달밤 유엔 청사 앞 코피 아난 전임(out) 사무총장과 반기문 신임(in) 사무총장 간의 '은밀한 인수인계'를 묘사하고 있다. 코피 아난이 반기문에게 '부시의 이라크정책'(Bush's Iraq Policy) 파일을 건네면서 "이 파일은 열지 마세요"라고 충고한다. 공연히 알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내용을 들여다 봤자 미국의 실패뿐이므로, 공연히 미국의 비위를 건드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큰사진보기 ▲<알자지라> "이 파일도 열면 안 됩니다"라며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 관한 파일을 건넨다. 조지 부시 대통령뿐만 아니라 블레어 총리도 팍스 아메리카나로 표현되는 미국의 세계 전략의 핵심 주역임을 가리키는 대목이다. "요건 태워 버려요"라며 코피 아난이 건넨 것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Iraq's WMDs) 파일이다. 대량살상무기의 존재를 명분으로 이라크를 침략한 미국의 행위를 풍자한 대목이다. 큰사진보기 ▲<알자지라> 이어서 코피 아난은 "이것들은 각별히 조심하세요"라며 분위기를 잡는다. '알카에다·이란·북한·시리아'에 관한 파일이다. 이런 문제들이 잘못 되면 유엔 사무총장에게도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충고다. 큰사진보기 ▲<알자지라> 마지막으로 코피 아난은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갈등'에 관한 파일을 건네면서 "그동안 미국의 입김(거부권)이 셌습니다"며 "이건 쓰레기통에 버려도 됩니다"라고 말한다.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해 유엔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으므로 아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큰사진보기 ▲<알자지라> 이처럼, 코피 아난이 반기문에게 충고한 것은 하나 같이 '신경 쓰지 말라'는 것들뿐이다. 왜냐? 알면 다치는 것들뿐이기 때문이다. 알카에다·이란·북한·시리아 파일의 경우에는 '조심하라'고 했지만, 그것 역시 어떤 특별한 일을 하라는 게 아니라 몸조심을 하라는 뉘앙스가 보다 강하다. 의욕에 넘친 반기문은 코피 아난의 충고가 이상하기만 하다. 그래서 묻는다. "그런데 제가 이대로 모두 따라야 하는 이유는 뭐죠?" 큰사진보기 ▲<알자지라> "그렇게 하시면 당신은 노벨평화상을 타게 될 겁니다!" 큰사진보기 ▲<알자지라> 200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이 자신의 후임자에게 남긴 마지막 말은 바로 그것이었다. 이처럼 이 카툰은 유엔 사무총장이 어떤 자리인지를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다.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소경 3년은 더 이상 고된 시집살이를 가리키는 말이 아닐 것이다. 근래에는 시집살이보다 처가살이가 더 힘들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그 말은 유엔 사무총장에게도 해당하는 말일지 모른다. 물론 유엔 사무총장의 임기가 9년은 아니지만, 미국의 세계 패권이 존속하는 한 유엔 사무총장은 그렇게 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소경처럼 살아야 할 것이다. 반기문 총장이 이런 속설을 깨뜨리고 역사에 남을 만한 사무총장이 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알자지라 #카툰 #반기문 #노벨상 추천9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10만인클럽 10만인클럽 회원 김종성 (qqqkim2000) 내방 구독하기 트위터 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친일파의 재산,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이 기자의 최신기사 원주에 시집간 새댁? 일본 불편하게 만든 여성의 진짜 정체 구독하기 연재 김종성의 <동북아 진단> 다음글331화'로봇군주' 이용한 고도의 정치기술자들 현재글330화반기문 총장이 노벨상 탈 수 있는 비결 이전글329화일 시마네현, 독도 관련 자료 잇달아 공개 추천 연재 제주 사름이 사는 법 "대통령, 정상일까 싶다... 이런데 교회에 무슨 중립 있나" 전강수의 경세제민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의 이야기 "사과하기 위해 왔습니다" 그날 서점은 눈물바다가 됐다 와글와글 공동육아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SNS 인기콘텐츠 "끝내자 윤건희, 용산방송 거부" 울먹인 KBS 직원들 '나체 시위' 여성들, '똥물' 부은 남자들 이창수 "김건희 주가조작 영장 청구 없었다"...거짓말 들통 "무인기 사태 후 파주 읍내에 중무장 군인들 깔렸다"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망언도 이런 망언이..." 이재명, 김문수·김광동·박지향 파면 요구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용산 '친오빠 해명'에 야권 "친오빠면 더 치명적 국정농단" AD AD AD 인기기사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4 '나체 시위' 여성들, '똥물' 부은 남자들 5 요즘 MZ가 혼술로 위스키 즐기는 이유, 알았다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반기문 총장이 노벨상 탈 수 있는 비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이 연재의 다른 글 332화중국의 야스쿠니 참배저지 전략 성공하나 331화'로봇군주' 이용한 고도의 정치기술자들 330화반기문 총장이 노벨상 탈 수 있는 비결 329화일 시마네현, 독도 관련 자료 잇달아 공개 328화고구려 멸망의 숫자 900과 80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