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남소연
- 신문명정책연구윈 기획위원장 시절 97년 월간 <사회평론 길>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노동운동은 정치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민중당이 출현했을 때 반가웠다. 민주노동당이 출현했을 때도 긍정적이었다. 민주노동당이 잘해서 국민으로부터 지지받는 것과, 한나라당이 잘해서 국민으로부터 지지받는 것과 다르지 않다. 방식은 다를지 모르지만 한나라당도 우리나라가 더 자유롭고 행복하고 양극화가 해소되는 것을 지향한다. 어떤 정치세력이든지 나라가 잘 되고 국민이 잘 살 수 있기를 바라지 보수당이라고 해서 나라를 양극화시키겠나? 다만 자유와 평등, 어느 쪽에 더 방점을 두느냐 정도의 차이는 있다.
정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진보정당이 출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민중당이나 민주노동당의 출현에 찬성하는 것이다. 정치세력화란 측면에서 그동안 노동자들은 투표 외에 정치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당시 인터뷰에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얘기한 것이다. 지금은 한나라당에서도 노동자에게 정치적 관심을 갖고 있다. 더 이상 한나라당을 군부독재 정당이라고 볼 필요는 없다.
노동자들이 노조 대중운동의 단계를 넘어서서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과 활동을 보여줘야 한다. 그 참여의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기존 정치권과 연대해서 자기 문제를 실현하는 방법도 있고, 노조 활동했던 사람이 정치인으로 (직접)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 진보정당 건설을 꿈꾼 적이 있는가?
"과거에는 노동자의 권리가 현실정치 속에 반영이 안되고 관심도 안보여서 우리끼리 (진보정당을) 만들어 보려고 했었다. 장기표 선생과 함께 했다. 민중당이나 민주노동당 같은 정치세력이 나타나길 바랐다."
- 왜 진보정당 건설이나 참여를 포기했나?
"포기는 아니고…. 나 아닌 다른 사람이 한 것뿐이다. 이미 노조활동을 할 때 진보정당운동도 함께 했다. 그분들은 구체적으로 그런 실천을 했고, 나는 노조운동을 (계속) 한 것이다. 그래서 포기했거나, 그런 것은 필요없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다만 그때는 진보정당이라는 부분이 독자적으로 생겨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반면, 지금은 보수정당에 참여해서도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치에 참여해서 배운 것이다."
- 한나라당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선택한 게 아니다. 한나라당에서 정치할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2004년 11대 지하철노조위원장을 다 끝냈을 때 4·15 총선이 있었다. 당시 한나라당 지지율이 땅에 떨어져 있었다. 차떼기정당, 부패정당, 딴나라당 등으로 불리며 국민에게 외면당했을 때다. 당시 공천을 맡았던 인사가 나에게 전화를 했다. '노동운동을 할 만큼 했고, 그런 뜻을 정치적으로 실현할 때가 됐다, 한나라당도 이제 뉴한나라당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 속에 참여해 노동자의 권리도 실현하고 사회개혁도 할 수 있도록 해달라, 한나라당이 가진 한계를 채워 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한번 생각해보겠다'고 했는데 그만 한나라당에서 나를 비례대표로 영입한다고 신문에 내버렸다. 난 그때 노조 상근집행위원(상집)들하고 속초에 있었다. 노동운동 하던 사람이 한나라당에 간다는 게 무슨 의미냐? 상집들과 회의를 했다. 상집들이 '당신이 어디 가든 노동자의 의견을 잘 대변하리라 본다, 오히려 잘 됐다, 한나라당에 가서 제대로 된 정책이 마련되도록 해 달라'고 해서 한나라당에 오게 된 것이다.
당시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 보통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노동당을 생각하고 그쪽으로 갔을 것이다. 난 정치권에 기웃거린 적이 없다. 그런데 한나라당에서 제일 먼저 (영입) 제의가 들어왔다. 그리고 그것을 한나라당이 언론에 공표해서 정치권에 발딛게 된 것이다. 그동안 한나라당이 지역정당이고 기득권정당이었다면 내가 중산층 이하 노동자들의 의견을 당내에 반영할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항상 한나라당 당론과 다른 의견을 많이 낸다. 그런 것이 내가 한나라당에 들어와 정치하는 이유다."
"한나라당이 더 현실적인 노동자의 희망"
- 한나라당 처지에서는 '구색맞추기'라고 볼 수 있는데.
"옛날처럼 계보정치나 보스정치가 통할 때나 구색을 맞추기 위해 데려오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한나라당은 계보정치는 아니다.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정치세력이라면 구색맞추기용으로 나를 데려왔겠나. 국민에게 외면당해 표를 분석해본 결과, 전라도에서 '3% 지지'라는 한계를 갖고 있고, 노동자 계층의 지지를 많이 못받은 것으로 나타나 나를 오라고 한 것이다. 구색맞추기 위해 당규까지 고쳐가며 나를 노동위원장에 앉혔겠나?
당내에서 노동문제를 적극적으로 알려고 하는 노력이 있다. 옛날에는 몰라서 표가 안된다고 봤다. 하지만 두 번의 집권에 실패한 뒤 그런 문제(노동문제)에 책임있는 의견을 갖고 있지 않으면 또 다시 집권에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더라. 구색맞추기보다 한나라당이 적극적으로 떠안고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정치권에 기웃거린 사람치고 한나라당에 오려고 안했다. (현재) 한나라당은 집권에 가장 가깝게 있는 정당이다. 이것을 우리는 그대로 두고봐야 하느냐? 출세라고 한다면 한나라당에 올 필요가 있었겠느냐? 한나라당이 노동정책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노동자가 1500만명이고, 그 가족까지 합친다면 2500만명인데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
이 정당이 노동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요구하지 않거나 거기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또하나의 방기다. 한나라당의 문은 열려 있다. 요구하고 참여해서 고쳐야지…. 옛날에는 당이 스스로 봉쇄했다. 그러나 정당정치 민주화 속에서 민주노동당에 가는 사람도 있고, 열린우리당에 참여하는 노동자도 막을 수 없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든지 말든지 노동정책은 빼든지 말든지, 한나라당이 그걸 방기할 정도의 정당이냐? 그런 정도는 아니다. 한나라당에 노동자의 정치참여와 정책실현을 요구하고 이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게 노동자의 권리이자 변화된 조건에서 (노동자가) 져야 할 당연한 책임이다.
물론 노동계 인사 배정에서 한나라당의 노력이 좀 부족하다. 하지만 내가 정치를 잘하고 한나라당에서도 (노동계 인사들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노동계의) 한나라당 참여공간은 더욱 커질 것이다."
- 지금 노동자에게 정당가입을 권유한다면 한나라당?
"한나라당에서 함께 하자고 권유할 것이다."
- 노동자의 희망을 한나라당에서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하나?
"한나라당이 더 현실적으로 노동자의 희망을 실현시킬 수 있다. 한나라당은 집권을 했던 경험이 있고, 스스로 과거의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 산업화의 장점과 폐해도 잘 알고 있다. 국민들이 선택했던 현 정부가 남겨놓은 그늘이 사회양극화다. (한나라당은) 양극화 원인과 해결책을 잘 알고 있다. 한나라당만이 그런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대안을 가지고 있다. 나는 한나라당에 참여해서 그런 부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견제하고 촉구하고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동자를 팔아먹었다고? 변화된 노동자에 대한 모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