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철 고대 구로병원 의료사.나영준
"민간차원 지원의 경우, 사실 18세 이하 아동에게만 관심이 있고 성인에 관한 지원이 없습니다. 재원은 한계가 있는데 어린 아동을 도와야 뭔가 일을 한 것 같으니까…."
고대 구로병원 사회사업실의 김원철(35) 의료사는 희귀난치질환의 경우 정부의 시스템화된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민간지원 또한 '보여주기'식의 사업이 돼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고대의료원은 2005년 한 일간지와 함께 희귀난치병 환자 지원사업을 펼친 바 있으며, '사회사업실'은 저소득층, 희귀난치병 지원사업을 하는 부서다.
종합병원의 경우 각기 이름은 다르지만 사회사업을 진행하는 부서가 존재한다. 환자들의 심리, 사회 상담과 경제 지원 등을 담당하며 기타 의료, 자원봉사 등도 진행한다. 또한 소아과나 정형외과 진료 중 희귀난치성 질환이 발견될 때 연결, 우선 상담을 한다.
희귀난치성 질환의 경우 육체적 고통은 물론 그로 인한 심리적 부담이 학교나 사회부적응, 성인의 경우 직장 및 결혼 등의 문제로 나타난다. 그중 무엇보다 큰 것은 가족 간의 관계. 이는 부모의 심리적 스트레스는 물론, 간병에 있어 모든 관심이 한 자녀에게 쏠리기 때문에 형제 간 갈등도 심화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소득층의 희귀난치질환에 대해서는 병원 자체적으로 바자회나 직원들의 성금, 후원자 개발 등을 통해 직접 지원키도 하고 외부적으론 사회복지 단체나 기업을 통해 연계시키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도움을 주긴 하지만 현실상 넉넉하진 않다. 김 의료사의 말이다.
"후원자들도 각자 기준이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지원은 기초생활 수급권자 또는 그 차상위 계층을 대상으로 합니다. 하지만 그 외의 계층이라 할지라도 병원비와 약 값 등을 대다보면 감당이 안 되는 것이 현실이죠. 때문에 융통성 있는 지원이 필요한 겁니다."
그는 장애시설 쪽에 숨어 있는 희귀난치질환 아이들이 많다며, 시설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병명도 모르고 방치되어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나마 예전보단 나아졌죠. 초창기보다 국가인정 질환도 많아졌고…. 하지만 외국에 비할 바가 못 됩니다. 인정하는 질환수가 다르거든요. 그것이 우선 선행되어야 의료보험 수가가 떨어집니다. 또 환아 가족들도 인터넷상 모임 등을 통해 정보교류를 하고 지지집단 형성을 해야 합니다."
(보건복지부가 등록한 국내 희귀질환은 107종 200여종, 세계보건기구(WHO)는 희귀난치성질환을 약 5000가지 이상으로 보고 있다.)
사실 정보공개는 민감한 문제다. 희귀질환 문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는 것도 당사자들이 쉬쉬하기 때문이다. 이웃들에게 희귀질환 사실이 알려지면 서둘러 이사를 가거나, 조금이라도 병이 나아지면 희귀질환 단체와 연락을 끊는 것도 병 자체를 알리고 싶지 않은 환자들의 심리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원철 의료사는 아이의 경우 부모님이 결정을 할 문제지만 성인이 되면 본인의 선택 여부라며 꼭 공개를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같은 질환을 앓는 다른 이들을 생각해 볼 것을 권했다.
이어 희귀질환의 치료와 희망을 위해선 실제 환자들이 뭉쳐 치료받을 권리를 요구해야 하며 이에 정부는 소외되지 않았다는 믿음과 가이드를 제시해 주어야 한다고 전했다.
기업들의 지원, '기브 앤 테이크' 경우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