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교복업체의 여학생 교복 광고. 실제에서는 보기 드문 'S라인' 교복이다.엘리트 교복
최근 교복 광고에서 눈에 띄는 것은 여학생 교복의 '섹시 아이콘화'다. 교복 광고에 등장하는 여학생들은 하나 같이 무릎 위 15cm 이상 올라간 치마에 몸에 딱 맞고 짧은 기장의 재킷을 입고 있다. 물론 실제 학교의 교복은 아니다. S라인을 강조하는 트렌드에 맞춰 제작된 교복.
'어린 학생들이 웬 섹시?'라고 할 수도 있지만 S라인 트렌드는 10대들의 교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몸매를 강조하는 요즘의 사회 풍조에 맞춰 중고등학교 여학생들도 몸매가 드러나게 교복을 줄여입고 있다.
사실 교복 줄여입기는 최근 몇 년의 일만은 아니다. 10년 전인 1997년에도 짧은 길이의 교복 치마가 유행하면서 중고등학교 여학생들 사이에는 교복 줄이기가 유행했다.
김태영(23)씨는 "5년 전에는 일부 '노는' 남학생들이 바지를 달라붙게 줄여입고 다녔다, 여자아이들도 일부는 교복을 짧게 줄여입고 다녔다"고 말했다. 그에 비해 김씨보다 3살 아래인 S(20)씨는 "중학교 때 반 여자아이들 15명 중 10명이 교복을 줄여 입고 다녔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남녀공학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L(15)양은 "교복을 줄인 것과 안 줄인 것은 확 차이가 난다, 교복을 고치는 것이 대세"라고 말했다. 교복을 어떻게 고치냐는 질문에 L양은 "허리 곡선이 드러나게 재킷을 줄이고 셔츠는 길이를 자켓에 딱 맞게 줄인다, 치마 길이는 유행에 따라 다르게 고친다"고 말했다.
교복을 산 다음에 따로 줄이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요즘 교복은 몸에 딱 맞게 나오는 추세다. 한 교복 대리점은 "교복이 몸에 딱 맞게 나와서 따로 줄일 일이 없다"고 대답했다. 또 다른 업체의 대리점도 "치마 길이나 허리도 줄이지 않아도 괜찮게 나왔다, 하지만 원한다면 수선은 무료"라고 비슷한 답변을 했다.
"교복 변형 단속해도 아이들에겐 못 당해"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가 교복을 줄여 입는 등 교복 변형을 학칙으로 금하고 있다.
(가) 교복변형을 금한다. (나) 남학생 바지의 넓이는 자신의 발목 둘레의 2배(9인치) 이상으로 제한한다. 남학생의 경우에 바지 단을 좁게 변형하여 줄여 입는 행위를 금한다. (다) 여학생의 경우 상의를 줄여 입거나 치마폭과 치마 길이를 줄여 몸의 굴곡이 그대로 드러나는 교복은 입지 않는다. (대전 소재 한 중학교 교칙)
때문에 일선 학교들은 교복을 줄여입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어긴 학생들에게 경고를 주는 등 교복 지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두발자율화 등 학생들의 인권을 고려한 조치들의 영향으로 교사들의 단속이 예전처럼 철저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학생부 교사를 7년 동안 했던 서울 D여중의 A(37)교사는 "2년 전부터 교문 지도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 전까지는 매일 아침 교문 앞에서 교사와 선도부 학생들이 함께 서서 복장이 불량한 학생들의 이름을 적고 잘못된 점을 시정하도록 했다.
하지만 현재 D여중은 학생들로 구성된 선도부가 일주일에 한 번씩 복장을 지도하는 것이 전부다. 이에 대해 A교사는 "아이들이 지킬 수 있도록 규율이 완화된 측면도 있으나 교사들이 지도에 자포자기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에게 이야기해 봤자 말을 듣지 않기 때문에 지도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