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기 들고 사할린 동포를 찾다

한일기독의원연맹·유니크 펄, 사할린동포 의료봉사

등록 2007.01.29 09:56수정 2007.01.2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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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과 관련된 진료를 받고 있는 사할린 동포들
당뇨병과 관련된 진료를 받고 있는 사할린 동포들김태우
27일 서울 등촌3동 4단지 사회복지관에서 눈물과 웃음이 뒤섞인 의료봉사가 이루어졌다. 일제 강점기 당시 강제노역으로 사할린으로 강제징집당한 후, 평생을 사할린에서 살다가 6년 전 고국 땅을 밟은 사할린 동포들이 모여 사는 이곳에는 사할린 동포 1세대 79명이 모여 살고 있다.

이곳에 사는 사할린 동포들은 모두 70세 이상의 노인들로 1세대들이다. 조금 젊어 보이는 노인들은 당시 어린 나이에 부모와 함께 강제 징집되었던 분들이다. 강제 노역과 모진 세월 속에서 몸도 마음도 상처투성이가 된 채 고국 땅을 밟았지만, 사할린에 가족을 두고 이곳에 온 그들의 상처를 감싸줄 수 있는 사랑도 가물었다.

@BRI@국가에서 지원되는 최저생계비로 겨우 연명하고 있는 이들에게 한일기독의원연맹(대표 김영진 전 농림부장관)과 유니크 펄 닥터스(이사장 유박영 청박병원장)에서 이날 의료봉사로 이들과 함께 하였다.

오전 10시부터 의료봉사가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9시부터 사할린동포들은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묵묵히 기다리는 표정에서 세월의 아픔과 육신의 상처를 함께 씻어줄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간절함이 묻어났다.

의료봉사가 시작되자 혈압을 재고 당뇨와 골다공증, 내과, 외과 치료 등 종합진단과 치료가 진행되었다. 의료 봉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근섭(68) 할머니가 눈물을 흘렸다. 이 할머니는 “고국 와서 산 지 6년이 되었지만 이렇게 사랑을 받아보기는 처음이어서 감사하고 자꾸 눈물이 난다”라고 말씀하셨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노부부는 “사할린에 두고 온 가족들이 우리와 함께 살 수 있도록 해 주었으면 좋겠다, 의료봉사도 감사하지만 정부가 나서서 가족들도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빨리 만들어 주어야 하지 않느냐”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김영진 전 농림부장관은 “사할린에서는 러시아의 국민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고국에 와서도 소외된 그들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봉사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사할린 동포들과 가족들이 고국에서 살 수 있는 방안을 간구하기 위하여 한일 의원들이 노력하고, 고국에 있는 동포들뿐 아니라 사할린 현지에서 아직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영주귀국을 기다리는 사할린동포 1세, 2세 3세들을 찾아 직접 봉사의 길을 떠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직 의사들과 간호조무사, 의대생들로 이루어진 유니클 펄 닥터스 회원들은 2004년 그린닥터스로 시작하여 2005년 2월에 유니크 펄 닥터스로 출범한 단체다. 2006년에 한일기독의원연맹과 협정을 맺고 안산에 거주하는 사할린 동포 290여명에게 의료 봉사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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