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선도탈당론 급류...분당위기 고조

정동영 탈당시사... "절반이상 탈당" 관측도

등록 2007.01.21 15:58수정 2007.07.0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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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 열린우리당의 2.14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가운데 신당파를 중심으로 선도 탈당론이 전면에 부상하면서 분당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당내 최대계파의 수장인 정동영 전 의장이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2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탈당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고 나섬에 따라 우리당 내분사태는 일부 의원들의 선도 탈당 수준을 뛰어넘어 분당으로까지 치달을 가능성이 점차 높아가고 있다.

@BRI@정 전 의장은 이날 낮 자신의 지지모임인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정통들)' 출범식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소수 개혁모험주의자들의 지분정치, 기득권 지키기 정치가 계속된다면 (그들과) 같이 갈 수 없다"며 당 사수파측 기간당원 11명의 당헌개정 효력정치 가처분신청 제출을 `해당행위'로 규정하며 사수파를 강력히 비판했다.

정 전 의장은 특히 "어제 비대위 결정은 마지막 비상구를 마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마지막 비상구조차 소수개혁모험주의자의 방해에 의해 좌초된다면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결단을 각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를 것"이라며 탈당을 시사했다.

정 전 의장의 발언은 오는 29일 소집될 중앙위원회의에서 사수파쪽이 기간당원제 고수를 주장하며 기초당원제로의 전환을 저지하고 나설 경우 사실상 전대 개최가 무의미해지게 되므로 탈당을 결행할 수밖에 없다는 엄포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선도 탈당은 천정배 의원 계열, 염동연·주승용·양형일 의원 등 호남 의원, 임종석·정장선·최용규 의원 등 재선의원 그룹, 강봉균·이계안 의원 등 관료 및 전문가출신 의원 등 4개 그룹에서 거론됐으나, 그 규모가 30-40명 선을 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정 전 의장 계열이 합류할 경우 탈당 대열은 열린우리당 소속의원 139명의 절반을 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대에서 통합신당 추진을 위한 수임기구를 만든다 고 하더라도 수임기구가 활동하는 4개월의 시간만 허비하고 결국은 다시 깨질 수밖에 없다"며 "이런 불임정당과 대화하려는 외부세력이 누가 있겠느냐. 여기 이대로 있다가 대통령과 같이 죽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탈당의사를 밝혔다.

'비상한 길 모색' 발언으로 주목받고 있는 천정배 의원의 한 측근은 "천 의원이 전대 이전에라도 (탈당을) 결심할 수도 있다"면서 "지금 다른 의원들과 자주 만나고 있지만 같이 (탈당)할 지, 따로 할지 전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탈당파 의원들은 금주부터 물밑접촉을 통해 탈당 규모와 시점 등에 대한 구체적인 조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열린우리당을 이탈, 교섭단체를 구성한 뒤 민주당과 정치권 밖의 시민사회세력 등과의 결합을 통해 '제3지대 신당' 구성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당 사수파 의원들은 정 전 의장 등 통합신당파 의원들의 탈당 시사 발언을 "분열적 책동이자 해당행위"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광철 의원은 "대통합을 위해 서로 자제하고 당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간절한 심정인데 끊임없이 탈당 운운하며 당을 훼손하는 것은 분열적 책동"이라며 "정 전 의장은 당 의장을 두번씩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있는데도 원칙과 대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모험주의'라고 비난하고 있는데 상당히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이화영 의원은 "(탈당파 의원들이) 나가겠다고 말만 하고 있는데 시원하게 나갈 사람은 빨리 나갔으면 좋겠다"고 주장했고, 익명을 요구한 친노 의원은 "천 의원은 원내대표를 하면서 우리당을 좁은 골목길로 몰아넣어 패망의 길로 이끈 사람인 만큼 반성하고 조용히 있어야 한다. 천 의원이 선도 탈당을 얘기하는 것은 정치도의상 맞지 않다"고 비난했다.

한편 김근태 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당내 일각의 무책임한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결연하게 대처해나갈 것"이라며 기간당원제 고수를 주장하는 사수파를 비판하는 한편, "아울러 현 시점에서 탈당을 거론하거나 직무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는 것 역시 민주주의자가 취할 태도가 아니다"며 탈당파에도 화살을 돌리며 `합의와 승복'을 강조했다.

김혁규 의원도 이날 오후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이 어렵다고 탈당부터 선택하는 것은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며 "가처분신청을 주도한 기간당원들은 당에 대한 충정을 발휘해 신청을 자진취하할 것을 간절한 심정으로 촉구한다"고 말했다.

mange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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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탈당 #탈당 #분당 #정동영 #사수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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