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권우성
김정훈 "한나라당은 집권야당이다. 내가 한나라당이라면 얼른 받아 얼른 처리할 거다. 노 대통령은 더 주도권이 없어질 것이다. 합의처리해서 넘겨버리면 되니까. 확 처리해버리면 대통령의 주도권이 사라진다. 과거 관행적인 꼼수만 생각하는 것들이 정치적 유산으로 남아 있어 생기는 문제 같다.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원 포인트 개헌은 대부분 동의한다. 개헌에 필요한 다른 요소에 대해 같이 논의하자는 것도 중요한 문제제기지만 효율성 차원에서 대부분 동의한다. 한나라당이 원 포인트 개헌을 적극적으로 받으면 사실 갈등도 없을 것 같다."
- 이제 곧 2007년 대선이다. 이번 대선을 어떻게 관전하나.
최홍재 "87년 이후 20년간의 민주정치가 '노'로 시작해 '노'로 끝날 것 같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노 대통령도 민주주의에 앞장선 것은 아니나 중간 정도에는 섰다. 민주화 연장선에서 보자면 김근태, 정동영씨가 부각돼야 하는데 회생기미가 거의 없다. 민주화의 시대정신은 끝이 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민주화 경력과 도덕성을 지도자의 주요 덕목으로 꼽지 않는다. 개혁피로증 운운하는데 앞으로도 개혁은 잘 해야 한다. 그동안 개혁을 잘 못해서 생긴 문제가 많다.
국민들은 경제가 많이 어렵다고 하니까 활력을 갖고 싶어 한다. 박정희 향수도 그래서 나온다. 다시 박정희 시대가 와야 한다? 그건 아니다. 다만, 그 당시의 활력이 그리운 거다. 두 번째는 한국사회가 너무 극단적으로 나뉘었다. 비강남-강남, 서울대-비서울대, 20 대 80…. 통합해주기 바라는 통합과 활력의 리더십을 원한다. 민주주의는 이제 됐다고 보는 것 같다. 민주투사가 더 이상 정권을 쥐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지금 여기에 맞아떨어지는 사람이 가장 지지율이 높다.
민주화운동을 했네 그걸로는 경쟁이 안 되는 게임이 될 거다. 누가 더 활력을 가질 거냐. 경쟁구도가 모아진다면 다시 지지도가 빠지고 분산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면 재미있게 '대선 경기' 관람을 하게 되지 않을까."
김정훈 "나는 올 대선을 매우 우울하게 본다. 87년 이후 20년, IMF 10년이다. 87년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바랐다. 정치적 자유와 특권 없이 모두가 잘 사는 사회. 개념적으로 실질적 민주주의와 절차적 민주주의, 두 가지를 같이 바랐다. '독재만 무너지면 모두 다 잘 될 거야'라고 봤는데 IMF를 계기로 87년의 꿈은 불행하게도 날아갔다. 실질적 민주주의는 사라지고 절차적 민주주의만 성장해왔다. 민주주의 되면 먹고사는 문제도 좋아져야 하는데 그건 아니잖아,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그럼 민주주의 왜 하는데? 이런 결론에 이른다. 박정희 향수? 중요 요소 중 하나가 민주주의보다 경제발전이 더 중요하다는 것 때문이다.
민주주의 중 제일 안 된 게 사회양극화다. 불행하게도 이번 대선에서 전혀 유력하지 않은 민노당을 제외하면 어떤 후보도 양극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정권 잡는다면 양극화는 가속화 될 것이다. 87년 민주화가 토대부터 침식되는 결과가 나올 거다. 이 점을 우려한다.
이명박씨의 경부운하는 환경파괴이며 물류적으로도 의미없는 일이다. 그런데 이건 한국 토목의 꿈이다. 건축이 지식산업사회의 핵심이 돼버리면 지식산업사회는 끝난 거다. 이들이 대통령 되면 한국은 서비스 받는 소수의 몇 %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수의 몇 %로 양극화 될 거다. 나라는 부강하지만 국민은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현실적 착시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부디 대선주자들이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다."
- 그렇다면 6월항쟁 세대인 두 분은 이번 대선에서 어떤 후보를 지지하나.
최홍재 "누가 되더라도 존경심을 갖고 지지하는 후보는 없을 것 같다. 92년, 97년 선거 때 DJ지지 운동을 했다. 부르주아 민주주의라고 하면서도 상당히 DJ를 존경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선거 당시에는 그에 대해 상당한 애정과 존경심을 가졌다. 그런데 이번 대선은 어떤 후보라도 민주주의 획득과정에서 나왔던 후보에 대한 존경심이나 애정은 없을 것 같다. 다만, 통합과 활력에 가까운 후보를 지지할 것 같다. 386들도 공허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지도자를 뽑는 과정인데 신명은 별로 안 나는 상황 아닌가. 이번 선거는 개인의 구체적 이해관계를 갖고 선택할 것이다. 시대의 아이콘을 잘 읽어야 할 것이다. 386세대에게 이번 대선은 축제가 아닐 것 같다."
김정훈 "87년 6월항쟁 당시 독재가 정말 끝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당시 거리에 섰던 수많은 시민들은 대의 때문에 나갔을 것이다. 이번 선거도 기존의 정당과 후보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들이 가져올 미래가 상당히 우울하기 때문이다. 87년 때처럼 이렇게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시민들 사이에서 새로운 정치적 흐름이 생겼으면 좋겠다. 새로운 후보가 양극화 등 문제를 해결해줬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바람이 있다."
"뉴라이트? 뭐가 뉴인가" vs "내부적으로 올드라이트와 사상논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