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신묵 목사.오마이뉴스 권우성
- 지난 몇 년간 기독교 쪽의 화제 중 하나가 '목사직 세습문제'였다. 주로 대형교회의 세습문제가 논란을 빚었는데 목사직 세습은 어떻게 생각하나.
"작은 교회에서도 있었는데 소리가 안 났지. 세습에는 장단점이 있다. 장점이 뭐냐? 성경에는 제사장 아들이 (제사의식 등을) 이어왔다. 한국에서는 세습을 나쁘게 생각한다. 광림교회가 문제가 됐는데 지금 아주 잘하고 있다. 세습한 몇몇 대형교회는 잘 하고 있다. 나는 아들이 있는데도 오해받기 싫어서 다른 사람을 세웠다."
- 기독교 보수진영에서는 북한정권의 세습은 엄청 비난하면서 자신들이 세습은 정당화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는데.
"(북한은) 정권을 이어가기 위해 (아들을) 세운 것이고, 교회는 목회를 하기 위한 것이다. 나쁘게 보려면 나쁘지. 그것이 한국 교회에 나쁜 이미지를 남긴 것은 사실이다. 제3자가 들어오면 교회에 지지파, 반대파로 나뉘어 교회가 깨진다. 그런 점에서 아들을 세우는 것이 장점이 되기도 한다."
- 세습을 반대하는 것인가, 찬성하는 것인가.
"각 교회의 형편에 따라 하는 게 좋다. 나쁘다, 좋다 표현은 하지 않겠다. 다만 나는 세습 안한다."
- 최근 여의도순복음교회의 후임 목사 선출과정을 어떻게 평가하나.
"잘 한 것이다. 의미가 있다. 조용기 목사가 초연하게 (후임목사를 선출)했다. 자기 인척을 (담임목사로) 안 세운 것은 잘한 것이다. 물론 아들 중에 목사가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지 모르겠지만."
- 한기총과 KNCC 등으로 분열된 교단을 통일하기 위한 방안은 있나.
"지금 합치려고 애를 쓰는 것 같은데 참 어렵다. 수년 동안 그 작업을 해왔지만 현실에서는 어렵다. 지금은 한 지붕 밑에 두 집이 있어 일이 있을 때 같이 하고 있다."
- 연방제와 비슷하다.
"연방제가 맞다(웃음). 합치고 싶은데 형편이 안돼. 처음부터 노선이 달라서 서로 안 맞는다. 이쪽은 '콩씨'인데 저쪽은 '팥씨'야."
- 어차피 콩이나 팥이나 다 콩인데 그렇게 어렵나?
"어려운 것 같다. (합치려고) 애쓰고 있지만 당분간은 어려울 것 같다."
-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장로라서 그런지 기독교에서는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하던데.
"(기독교에서) 그런 마음을 많이 가진 편이다. 현재 기독교 흐름은 이명박 전 시장으로 쏠리고 있다."
- 이명박 전 시장의 어떤 점 때문에 기독교 쪽의 쏠림현상이 있다고 보나.
"자세히 모르겠다. 우선 그분이 서울시장 하면서 점수를 (많이) 따지 않았나 싶다. 두 번째는 성실한 기독교 신자이니까 그런 것 아니겠나."
- 한기총 신임회장인 이용규 목사도 '그동안 좋은 사람을 뽑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에 그쳤지만 내년 대선에서는 기독교에 적합한 인물이 당선되도록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대선 개입' 의사를 내비쳤는데.
"그분의 속뜻은 모르겠다. 그 발언이 애국심에서 나온 발언인지, 자기 포지션을 지키기 위해 한 발언인지 모르겠다."
- 기독교 진영에서 올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로 느껴진다.
"가능하면 기독교 지도자들에겐 초연한 자세가 좋다. 왜냐하면 이 사회는 비기독교인들도 있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얘기인가.
"중립은 아니고…. 지나치게 편파적으로 나가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 기독교에서 공개적으로 대선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나.
"각각의 단체에서 알아서 할 것이기 때문에 장담할 수 없다. 예를 들면 A란 기독교 단체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하겠다고 결정하면 공개적으로 지지할 수 있지 않겠나. 한지협 임원들도 지지하자고 나올지 모른다. 의견이 모아지면 할 수밖에 없다. 회장은 (회원들) 의견 따라 가는 것이니까."
- 한기총에서 한다면 문제 없나?
"내가 그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 없다는 얘기는 안한다. 그것은 한기총에 속한 소관이기 때문에 그렇다. 내가 보기에 한기총에서 특정후보를 공개지지할 수 있지 않겠나? 한지협 안에서도 이명박 전 시장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기독교단체들이 공개지지를 감행할지는 모르겠다"
- 이명박 전 시장이 한나라당 후보로 최종 확정되면 이 전 시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할 가능성이 높겠다.
"현재로선 대안이 없으니까 그렇게 할 수 있다. 다만 기독교단체들이 함부로 뛰어들지 모르겠다. 그동안 한국 역사에서 기독교에서 직접 뛰어든 경우는 별로 없다. 김영삼 때도 개별적으로 했지, 단체에서 공개적으로 한 적은 없었다. 물론 윤보선 대통령이 기독교인이기는 했지만 그때는 기독교 활동이 미미했다.
앞으로 1년이나 남았다. 6-7월까지 가야 한다. 그때 가서야 드러난다. 그래서 지금은 두고 봐야 한다. 결론적으로 (차기)정권은 하나님이 세우는 것이다. 한 나라의 권력자는 하나님이 세운다."
- 아무래도 기독교인이 하나님의 마음을 더 잘 움직일 수 있지 않겠나.
"(웃음)그렇게 볼 수 있다. 기독교인들이 이명박 전 시장에 더 관심을 갖겠지. 현재 대안이 없으니까."
- 박근혜 전 대표는 어떤가.
"박 대표도 참 좋다고 본다. 그분도 상당히 깨끗한 분이다. 또 아버지의 정신을 이어받아서 애국심도 강하다. 여성이라는 것과 상관없이, 말도 함부로 안하는 등 모든 처신을 신중하게 한다. 이게 맘에 든다. 지도자는 말을 함부로 하면 안된다."
- 기독교가 대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나.
"기독교인이 현재 800만∼1200만명 정도니까 그 수에 비례해서 영향을 미치겠지.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기독교인들의 선택에 따라 결과가 좌지우지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왜냐하면 기독교인이라고 다 똑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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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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