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권우성
-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기독교 진영에서는 ▲북핵 폐기 및 금강산관광 중단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반대 ▲사학법 재개정 추진 등 정치적이고 보수적인 이슈들을 많이 제기해왔다.
"물론 정치성이 없지 않다. 하지만 국가를 염려하는 마음에서 한 것들이다. 애국하는 마음에서 한 것이다.
- 한국 교회가 자기성찰보다는 정치적 이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온 것 아닌가.
"물론 그런 측면도 있다. 하지만 내가 아는 분들 중에 애국하는 분들이 많다. 나도 지난 10월에 미국 국방성에 갔다 왔다. 명예 때문에 한 것이 아니라 나라를 염려하는 마음에서 했다."
- 지난 민주화운동 시기에도 목사들이 거리에 나온 적이 있지만 최근처럼 목사들이 대규모로 시위를 벌인 적은 없었다.
"나는 이승만 정권 때도 거리에 나왔다. 또 목사들이 박정희·전두환 정권 때도 많이 거리로 나왔다. 그런데 왜 노무현 정권 때 더 많이 나왔냐? 나라가 안정이 안되고 불안하니까 그렇다. 시청 앞 광장 집회나 시위는 한기총에서 주도한 것이다.
- 도대체 뭐가 불안하다는 것인가?
"안보가 불안하다. 북한문제 때문에 국민들이 마음 놓고 못 산다. 북한이 핵을 만들어도 우리 정부는 별 관심없이 보인다. 그래서 백성들이 불안해 하는 것이다. 일본이나 미국은 난리다."
- 기독교 진영이 노무현 정권에 가장 불만스러운 점은 무엇인가.
"(노무현 정권은) 친북좌익이다. 자기 입으로 좌파정권이라고 얘기하지 않았나."
- 어떤 점에서 노무현 정권이 '친북좌익'이라는 것인가.
"그동안 북한과의 문제에서 북한에게 거의 다 양보해왔다. 북한의 요구대로 해주고. 우리가 북한에 끌려 다녔다. 그래서 (친북)좌파다. 그런 점에서 (기독교) 보수진영은 불만이 많다."
- 북한에 지나치게 양보했다는 점 외에 다른 근거는 있나.
"좌파세력을 옹립했지 않나. (좌파세력을) 중요한 곳에 다 두었다. 검찰이 간첩혐의를 씌운 사람에게 정부가 상을 줬더라. 그런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많다. 백성의 눈으로도, 내 눈으로도 노무현 정권은 우익이 아니다."
- 최근 사학법 재개정을 위해 삭발도 하는 등 목사들도 이제 정치꾼이 다 됐다는 지적이 있다.
"삭발은 좀 다르다. 충분히 이해 간다. 사학법은 기독교에 중요한 문제다. 선교할 목적으로 미션스쿨을 세우는데 사학법 개정안을 적용하면 학교를 운영 못한다. 결과적으로 (미션스쿨이 아니라) 일반학교가 돼 버린다. 그걸 막기 위해 삭발을 한 것이다. 내가 아는 많은 분들이 머리를 깎았다. 개방이사제 하고 일반이사가 들어오면 미션스쿨 소유주는 참을 수 없다. 불신자(不信者)가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교조도 들어올 수 있고. 거기에 대해선 머리를 깎을 이유가 있다."
- 그런데 목사님은 왜 머리를 안 깎았나.
"난 덜 애국자이지(웃음). 대개 학교를 가진 곳에서 많이 했지. 머리를 깎지 않았지만 (삭발한 것에) 동조한다."
- 한 보수 일간지 논객조차 목사들의 삭발식이 '기득권 유지', '이기주의'로 비친다고 비판했더라.
"성직자들은 단순하다. 학교 건립 목적이 있는데 그 목적에서 벗어나니까 삭발로써 반항한 것이다."
- 노무현 정부가 '친북좌익'이기 때문에 사학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것 아닌가.
"그건 아니다. 단지 왜 특수학교법을 일반법으로 만드냐는 것이다. 좌익이라는 것과 다르다. 그렇게 억지로 연결하고 싶지 않다."
"노 대통령이 '무종교'라 나쁘게 평가하는 것 아니다"
-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이 기독교에 위기감을 주지 않았나.
"(노무현 정권에서) 기독교 탄압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 (노무현 정권의) 사학법만은 중대한 사건이다. 노무현 정권이 지나치게 개방화되었다. 어디나 종교의 특수성이 있는데 그걸 살리지 못했다. 올해가 지나면 굳어진다. 사학법 재개정은 꼭 해야 한다."
- 노무현 정권과 기독교의 사이가 별로인 것 같다.
"(기독교) 보수진영에서는 노무현 정권을 별로 안 좋아한다. 그러나 (기독교) 진보진영에서는 좋아한다. 진보진영에서는 북한하고 가까우면 어떠냐고 하는데 보수진영에서는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한다."
- 기독교진영에서 지난 정권들과 노무현 정권을 비교한다면.
"김대중 정권하고 노무현 정권은 같은 라인이다. DJ와 노 대통령은 코드가 같다. 하지만 노무현 정권과 김영삼 정권은 다르다. 김영삼 정권 때는 보수라인이고, 우익이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좌익이다. 이 분이 말을 많이 해버리니까 문제가 많아졌다."
- 말 많이 하기로는 목사님과 노 대통령이 거의 비슷할 것 같은데.
"(목사는) 그 말이 아니라 다른 말이지(웃음). 무슨 말을 하는가가 중요하다."
- 노 대통령이 기독교출신 대통령이었다면 과연 목사들이 거리로 뛰쳐나왔을까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그런 것은 아니다. 종교가 없기 때문에 평가를 나쁘게 하는 것은 아니다. 하는 일들이 기독교와 안 맞으니까 그런 것이다. 물론 (노 대통령이) (기독교) 신자면 생각을 달리 할 수는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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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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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정권은 하나님이 세우게 될 것 기독교, 이명박 지지로 쏠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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