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희
새해 첫날 오후부터 보슬보슬 비가 내렸다. 비를 맞고, 마당에서 뛰어 놀던 '재동이'. 녀석의 집은 금방 흙투성이가 되었다. 하지만 더없이 자유로운 강아지의 몸짓이 맘에 들었다. 간밤, 재동이는 '끙깽'거리며 엄마를 그리워했다.
1월 2일, 아버지는 새벽부터 재동이 보러 현관을 들락이셨다. 아침을 서둘러 먹고, 서울 올라올 채비를 하던 나는 재동이마냥 부모님곁에 '조금 더' 있고 싶은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다. KTX를 타고 내려갔던 마음은 좀 더 고향으로 떨어지기 싫었던가보다.
하지만 서른이 아닌가 좀 더 여유롭게 내 마음을 보둠고 12600원 짜리 일반 고속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2시간 반만에 올라왔다. 다음부턴 마음이 급해도 일반고속 타리라.
홍은동 집에 도착해 집에 잘 도착했노라고 전화를 걸었다. 엄마가 싸주신 것들을 정리하고 집안 청소를 하고, 빨래를 했다. 따뜻한 방에서 맛난 것들 먹은 덕에 감기도 어느덧 나아간다. 하지만 괜한 외로움이 밀려왔다. 이제 서른이다. 다시 서울, 혼자다. 올해는 생각했던 많은 것들을 하나하나 실천에 옮겨가는 해. 그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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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도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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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서 30대로... 2007년 새해 첫날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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