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일
재활치료 고통보다 사람이 더 좋아
지난 28일 경남 거제시 보건소(소장 정기만)를 찾아 보건소 방문보건 담당팀과 하루를 함께 했다.
의료기기 및 약품 등을 챙긴 뒤 보건소 차량을 타고 거제시 하청면 대곡리 양수복씨(62) 집으로 향했다. 차 한 대가 가까스로 지나다닐 수 있는 좁은 길을 지나 집에 도착하니 양씨의 부인인 조순자씨(64)가 보건소 직원들을 맞았다.
집안으로 들어서니 3-4평 남짓한 허름한 방안 침대에 양씨가 반듯하게 누워있다. 1977년 마산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뇌병변 1급 장애인 판정을 받은 양씨는 월남전에도 참전한 해병대 용사였다.
@BRI@"할아버지, 보건소에서 왔습니다"라며 고미정(40) 재활운동 물리치료사가 양씨에게 인사를 건넸다. 양씨도 힘겹게 머리를 돌리며 눈으로 반가움의 표시를 한다. 혈압측정 등 기본적인 건강 체크를 끝내고 본격적인 재활 운동치료에 들어갔다. 혼자 힘으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앉는 일이 양씨의 첫 번째 과제였다.
힘겨움에 양씨의 몸이 떨린다. 몇 번을 몸을 일으키려고 몸부림 친 끝에 가까스로 침대에 걸터앉았다. 혼자 침대에서 일어나려다 바닥에 떨어지는 일은 부지기수라고 부인 조씨가 설명했다.
재활운동 물리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곧바로 보행기를 이용한 걷기 운동이 시작됐다. 한발 한발 앞으로 걸었다 뒤로 걷기를 반복했다. 두 발짝 이상 앞으로 나가기가 힘겹다. 양씨를 돕는 고 치료사의 격려에 힘이 실린다.
10여분의 운동이 끝나고 침대에 앉은 양씨의 입에서 고통스런 한숨이 새 나왔다. 통증이 심한 오른쪽 어깨부분 물리치료가 이어졌다. 이내 양씨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지난해 9월부터 매월 1회씩 중증 장애인 가정방문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양씨는 한때 재활의지가 없어 치료를 중단한 적도 있었다.
고 치료사는"방문 간호사가 오면 너무 힘들다면서 치료를 거부해 1달 동안 운동보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을 열도록 했다"면서 "지난 봄 방문 보건팀의 도움으로 11년만에 바깥 나들이를 한 것이 치료의지를 높이는데 큰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치료가 끝나자 부인 조씨가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하청·장목지역 방문 보건을 담당하고 있는 전숙희씨(53)를 바라보며 '천사'라고 말했다. 고마움의 또 다른 표현이라 생각됐다. 다음달에 다시 오겠다는 인사를 나누고 연초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