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낭의 장례식(1849-1850, 오르세 미술관) 315x668최미숙
교회 뒤편으로 보이는 골짜기의 절벽은 '오르낭의 장례식'(1849∼1850)의 배경이었다. 이 그림이 1850년 파리의 살롱에 전시되었을 때, 사람들에게 다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는데, 이유는 장례식에 참여한 사람들이 낭만적으로 아름답지 않고, 사실적으로 못생겼기 때문이었다.
그리스 조각상들을 본뜨고 있는 앵그르의 매끈한 미남 미녀들과 비교해 볼 때, '오르낭의 장례식'의 사람들은 대부분 괴기스러울 정도로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탐욕스럽고 무심해 보이는 사제들, 슬픔을 애써 감추고 근엄하게 서 있는 남자들, 그 옆에서 하얀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는 젊은 여자들, 그 뒤로는 주름투성이의 늙은 여자들이 처연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버지에, 친척에, 동네 사람들까지 동원했다는 장례식의 모델들은 19세기의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생활 현장에서 걸어나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