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시장의 한 대형 패션타운(자료사진)오마이뉴스 권우성
[사례] 전아무개(61)씨는 35년 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서울 강남 30평형 아파트에서 안락한 연금생활을 하고 있으나 실상 속마음은 그리 편치 못하다. 원인은 상가 투자로 낭패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소문만 무성한 재개발 기대보다는 좀 더 풍요로운 노후생활을 연금과 임대소득으로 만들고자 2002년 말, 송파 소재 노후 아파트를 팔고 구입한 동대문의 테마상가 때문이다. 당시 분양업자 설명으로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300만원은 가능하다고 했다. 처음 1년여 동안은 그렇게 임대소득만으로도 짭짤한 금액을 챙겨 자녀 유학자금으로 충당하였다.
그러나 첫 임차인이 나가고 재계약시에는 3000만원에 150만원, 현재는 보증금 1000만에 월세 80만원을 받고 있다. 그나마 임차인은 영업이 안 돼 힘들다며 조정해 주기를 원하고 있다.
점포를 비워두기도 힘들고 애초에 기대했던 월 임대소득 300만원은 고사하고 현 상태로만 유지되어도 다행이다 싶은데 인근에 초대형 테마쇼핑몰이 내년 말 오픈 예정이니 엎친 데 덮친 꼴이 된 셈이다. 더 시급한 것은 당장 임대소득보다는 지금이라도 빨리 처분하고 싶은데 또 어느 정도나 손실을 안아야 하는가이다.
임대사업은 점점 고도의 전문성 요구
IMF 이후 시작된 재개발로 홍대역, 이대입구, 명동, 남대문, 동대문, 압구정동, 강남역 인근까지 지역별 대형 테마쇼핑몰이 들어서면서 상권 형성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상가는 상권별 뚜렷한 구분이 있는데다 동일권역이라고 하더라도 대로변이나 배후면 등 점포의 입지조건에 따라서 매출이 크게 영향을 받고 또 상층부로 올라갈수록 전반적인 임대료 시세도 큰 차이가 있다.
또한 쇼핑몰의 랜드마크(특정지역을 대표하는 건물...편집자주) 여부나 유동인구의 흡수 여부에 따른 매출 차이에 따라서도 결과가 많이 달라진다. 즉 점점 임대사업이 그냥 상가 하나 갖고 있다고 임대수입을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월급쟁이들은 일하지 않고 상가 몇 개 혹은 건물 하나 갖고 꼬박꼬박 들어오는 임대료 챙기는 미래를 꿈꾸지만 임대료를 제대로 챙기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담보할 정도의 노력과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한마디로 임대사업은 말 그대로 사업이며, 그것도 점점 위험성도 증가하고 수익성도 줄어들고 있는 사업이다.
전씨의 경우 바로 점점 줄어드는 상가 임대수입 때문에서 처음 기대와 달리 수익성이 악화 되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신규분양이 아닌 기존 상가에 투자할 때에도 체크하거나 주의할 사항들이 매우 많다. 점포를 내놓는 이유도 알아야 하고 투자 수익성에 대해서도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변화를 읽어보고 미래를 예측해 봐야 한다.
또한 건물의 하자 여부를 따지고 부동산 소유권자와 이해 관계인과의 권리관계 등을 꼼꼼히 챙기기 위해 등기부등본이나 건물관리부대장, 도시계획확인원 같은 서류도 직접 발급하여 확인하고 계약서를 작성하여야 한다.
한마디로, 쉽게 생각하고 투자 권유자의 말만 믿고 덜컥 투자해서 될 일이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