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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다가오니 엄마의 근심 섞인 한숨이 들린다.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솟으면서 한 드럼에 보통 18만원을 육박하고 겨울 한 철 보내는 데 드는 기름값만으로도 100만원이 나가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연료비를 조금 줄여보겠다고 지난 겨울 연탄보일러 공사를 했다. 기름 반, 연탄 반 쓰면 그나마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지 않을까 하여 내린 엄마의 결정이었다.
그런데 그마저도 부실공사였는지 두껑은 녹이 슬어 겉면에는 부스러기 투성이다. 엄마는 월동준비로 녹이 슨 연탄보일러 두껑에 기름칠을 하시고 연탄저장고를 만드신다.
연탄이든 기름이 됐든 비싼 연료비. 정말 가정에서는 겨우내 최고의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요즘 농가 사이에서는 간벌이나 숲가꾸기 사업 후에 버려지는 폐잔목을 사용한 나무보일러가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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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바로 나무보일러 ⓒ 이혜민
이 보일러는 설치비는 50평형에 220만원 정도로 그다지 적은 비용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 이유는 기름값을 10분 1까지도 줄일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는 이점도 있지만 이외에도 버려진 폐잔목을 수거하여 활용하는 것은 겨울철 산불대비책도 될 수 있다. 야산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을 경우 작은 산불이 발생했을 때 대형산불로 이어지는 화약고가 될 수 있는데, 이러한 가능성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또한 농촌 지역 주민들이 직접 연료로 쓸 간벌목을 수거함으로써 폐잔목 수거에 드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무공해 목재 연료를 사용하니 오연물질배출을 줄일 수 있어 환경적으로도 크게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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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겨울, 이 나무만 있으면~ ⓒ 이혜민
그런데 나무보일러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무조건 자나깨나 불조심. 소방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나무를 태우는 과정에서 불똥을 튈 수 있으므로 T자형 원통을 사용하고 보일러 주변에는 화기물질을 절대 두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또한 나무장작을 보일러 옆에 바싹 쌓아놓고 있으면 불이 날 수 있으니 되도록이면 공간을 두어야 한단다.
올해 초에는 인제, 속초 등 많은 지자체에서 농어촌민 및 산촌주민을 대상으로 나무보일러 설치비용을 지원해주었다. 초기 설치비용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도움은 이 분들에게 가뭄에 단비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손길이 올 겨울에도 더 많이 이어져 추운 겨울을 우리네 이웃들이 좀 더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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