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선 돌파해 북진한 날이 우리 국군 생일?

'국군의 날' 유감... 광복군 창설일 9월 17일로 변경해야

등록 2006.09.30 14:38수정 2006.09.3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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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 날이 우울한 이유

매년 10월 1일 국군의 날이면 마음이 편치 않다. '국군의 날'인데도 기념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학 데이터베이스는 국군의 날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1950년 10월 1일은 우리 국군이 남침한 북한 공산군을 반격한 끝에 38선을 돌파한 날로, 그 의의를 살리기 위하여 이 날을 국군의 날로 지정.

육군 보병 제3사단 제23연대가 38선을 돌파해 북진을 개시한 날, 바로 그 동족간에 벌어진 가슴 아픈 전쟁의 생채기로부터 '국군의 생일'인 기념일을 정했다는 게 참으로 우울할 뿐이다.

'국군의 날'은 타국의 침략으로부터 국민과 국토를 지키는 국군의 '창설일'로 정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왜 10월 1일을 국군의 날로 정하게 됐을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국군의 날이 지정된 과정을 살펴보자.

우리나라 군대는 미군정 하에서 필요에 따라 신설된 군사조직이 각기 발전해 통합됐다. 육군은 해방 직후 남조선 국방경비대로부터, 해군은 미군정청 교통국 해사과에, 공군은 육군 항공사령부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따라서 각 군은 각기 다르게 기념일을 정해 기념행사를 실시해 왔는데, 관련 자료를 보면 육군은 10월 2일, 해군은 10월 11일, 공군은 10월 1일이었다.

이같이 각 군이 독자적으로 기념일을 시행해 오던 폐단을 없애고 육·해·공군의 통일된 기념일을 정한 것이 1956년 9월 14일의 일이다. 국무회의에서 국군의 날에 관한 안건이 통과돼 10월 1일을 국군의 날로 정하고, 같은해 9월 21일 대통령령 1173호가 공포되어 1956년 10월 1일부터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실시됐다(출처: 다음백과사전).

광복군 창설일 9월 17일을 '국군의 날'로


그러면 육해공군의 창설일이 각기 다른 마당에 국군의 기념일을 어떻게 정하는 게 좋을까. 그 해답은 너무나 간단명료하다. 해답은 우리의 헌법 전문에서 찾으면 된다. 즉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있다고 헌법 전문에 적시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 받았다면 임시정부의 정규군인 광복군 창설일을 국군의 날을 지정하면 된다. 그날이 바로 1940년 9월 17일이다. 광복군은 나라를 되찾고 외침을 막기 위해 창설된 우리의 군대다. 반면에 10월 1일은 우리의 국군이 지켜야 할 땅을 38선 이남으로 한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북의 동포를 타국인으로 선언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국군의 생일이 10월 1일이라는 것은 정말 우울한 일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광복군 창설일인 9월 17일을 국군의 날로 변경해 우리가 지키고 보호해야 할 영토와 국민을 확실히 하고 광복군의 후예로서 자랑스러운 국군이 되게 하자.

일본의 군사적 야욕이 커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21세기 이후의 역사에서는 과거의 과오를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게 하겠다는 굳은 결의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그 결의는 10월 1일에서 광복군 창설인인 9월 17일로 대한민국 국군의 생일을 바꾸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시민신문에도 칼럼으로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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