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은
특별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외관상의 이유가 주(主)된 것이고 굳이 기능을 말하자면 위의 도리 또는 보를 떠받쳐 주는 역할을 할 따름입니다. 도리를 떠받치는 부재로는 장혀(또는 장여)라는 것이 있는데 항상 도리밑에 따라 다니면서 장여에 가해지는 수직하중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서까래를 받치는 부재는 도리라고 하는데 여기서는 한 칸짜리 집이라 할 수 있으므로 굳이 보가 있을 필요가 없어 보를 생략한 구조입니다. 기둥의 두께는 가로,세로가 각 5寸(15cm) 씩입니다. 도리는 가로*세로=4치*5치이고 서까래는 3.5치굵기입니다.
기둥을 제외한 모든 부재는 쉽게 구할 수 있는 값싼 국산 낙엽송을 썼습니다. 구하기 쉬우면서 값이 싸고 곧은 성질이 있어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만 건조과정에서 잘 틀어지는 습성과 가공시에 잔가시가 많아 목수들을 애먹이는 나무이니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기둥은 국산 육송인데 아주 싸게 구입한 것입니다. 한옥에서 '정재'라고 하면 나무의 길이가 9자, 12자 이상 되는 것을 말하는데 이 길이에 미치지 못한 놈은 아주 싸게 구입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 기둥의 길이는 6자3치의 길이로 190cm 남짓되는 것입니다.
아래 사진은 서까래를 올려다 보면서 찍은 것인데 서까래의 총 갯수는 16개 입니다. 서까래 가운데 있는 둥근 부재는 찰주(정자 지붕의 가운데 뾰족한 부분) 의 뿌리로써 특별히 정해진 용어는 없고 굳이 말하자면 '뜬동자주'라고나 할까요? 보를 쓰지않고 서꺄래를 고정시키기 위한 편법으로 고안된 것입니다.